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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Jul 01. 2021

건물의 뚜껑 - 지붕에 관하여



지난번 글에서 건물의 외부 마감재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오늘은 지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외장이 외투라고 한다면 지붕재는 모자 혹은 뚜껑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직접적으로 물이나 햇빛이 들어오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구체적인 재료를 살펴보기 전에 지붕의 종류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쉽게 두 가지입니다. 평지붕과 경사지붕입니다. 평지붕은 말 그대로 평평한 지붕이고 경사지붕은 기울어진 지붕인데, 편경사지붕, 박공지붕, 모임 지붕 등등 구체적으로 따지면 여러 가지가 있는데 본질적으로 기울어졌다는 것은 같기 때문에 기능상으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지붕의 골이 많고 복잡해지면 물처리가 어렵기 때문에 그 부분은 각별히 신경써야 합니다.


평지붕을 마감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크게 방수로 끝낼 것이나 마감재를 덧붙일 것이냐를 결정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TV에서 서울 등지 시가지의 항공사진을 볼 때 초록색만 보이는 광경을 자주 보셨을 겁니다. 왜 이런 초록색이 등장하게 되었을까요? 원인은 ‘방수’입니다. 옥상 바닥 방수에 주로 쓰이는 우레탄 도막 방수의 색깔이 녹색이기 때문입니다. 노출형 우레탄 방수는 하도, 중도, 상도라고 하여 하도는 베이스가 되는 프라이머의 역할을 하고 중도는 실제적인 방수성능을 담당하며, 상도는 이 방수제를 보호, 코팅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 역사상 평지붕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이 방수 성능의 향상과 연관이 있습니다. 방수 기술이 전혀 없던 시절의 집은 비가 오면 경사를 줘서 그대로 빨리 흘려 보내는 것이 상책이었습니다. 지금처럼 평지붕을 만들어 물을 담아놓으면 그대로 실내로 물이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집 위에 양동이를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방수기능이 향상되고 나니 그 물을 잠시 동안 담아두어도 실내로 들어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생긴 것이죠. 하지만 아무리 평지붕이라 하더라도 미세하게 구배를 잡아서 선홈통 등으로 지상으로 어떻게든 내려 보내야만 합니다. 하지만 집이라는 것이 기밀하고 밀실하게 만들어진 기성품이 아닐진대, 어느 한 군데라도 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최첨단 기술이 발전했다는 21세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물이 새는 집이 나오고, 방수 보수 공사를 한다는 집이 나오는 것입니다.



우레탄 도막방수 시공 사진

이렇게 아스팔트 방수, 쉬트 방수 등 여러 가지 방수 방식이 있지만 우레탄 방수가 지붕 방수에서는 가장 대세입니다. 쉬트 방수 위에 우레탄 방수를 한번 더 하는 복합 방수 등이 좀 더 확실한 방식으로 선호되기도 합니다. 방수로 옥상 마감을 끝내면 미관상으로는 물론 좋지 않지만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육안으로 확인하고 보수하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콩자갈 수지 포장. 최근 카페 등에 유행이다.


그리고 이 방수 위에 타일이나 석재, 에폭시나 콩자갈 등으로 마감하는 방삭이 있습니다. 이것은 카페, 주거 등에서 루프탑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인데요. 물론 미관상 훌륭하고 활용도가 높아지긴 합니다만 마찬가지로 하자 부위를 눈으로 확인하고 유지보수를 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음은 경사지붕입니다. 평지붕이 있기 전 세상의 모든 지붕이 모두 다 경사지붕이었던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물을 흘려보낸다는 이유죠. 어떤 형태이든간에 지붕은 물을 바깥쪽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추운 지방에서는 눈을 흘려 보내기 위해 지붕 경사가 급해지고, 더운 지방에서는 비가 들이치는 걸 막기 위해 처마가 길어지는 등의 변화가 있긴 하지만 지붕의 기본적인 역할은 물을 흘려 내보내는 것입니다. 


아스팔트 슁글
스패니쉬 기와
리얼징크 (칼라강판)


저희가 주로 다루는 단독주택이나 다세대, 근생 등에 주로 쓰이는 경사 지붕재는 크게 리얼징크라고 불리는 금속재와 아스팔트 슁글, 기와 정도입니다. 아스팔트 슁글은 오래된 건물이나 창고 등에 주로 사용됩니다. 시공비는 저렴하지만 역시 외관이 좋지 않고 염가형이라는 인식이 강해 건축가들 작품에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스패니쉬 기와라고 불리는 기와 제품은 이국적인 외관을 일부 건축주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역시 호불호가 강한 자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가장 각광을 받는 제품은 역시 리얼징크라고 불리는 칼라강판 제품입니다. 거멀 접기라는 시공 방식을 주로 사용하며 특유의 골을 형성합니다. 사실 ‘리얼 징크’라는 제품명 자체가 아이러니인데요. 칼라강판은 0.5미리 혹은 0.7미리 철판에 페인트 도장과 코팅을 한 제품입니다. 원래 징크라는 것은 징크(아연)에 티타늄을 합금한 지붕 자재인데요. 모던한 외관 덕분에 인기를 끌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일반 건물에 사용이 힘들었습니다. 이 징크의 대체제로 나온 것이 칼라강판, 리얼징크인데요. 오리지널 징크와 외관은 거의 비슷하지만 비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최근 지어지는 거의 모든 건축가들의 주택들을 예외 없이 이 리얼징크를 사용합니다. 



이 리얼징크도 큰 면을 시공할 경우 평활도가 떨어져 울어 보인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이것을 개선한 무소음 징크라는 제품도 나왔습니다. 원래 비가 떨어질 때 나는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서 철판 뒷면에 합판을 덧대서 생산한 제품인데요. 이 합판 덕분에 면이 짱짱해보이는 장점이 생긴 겁니다. 최근 높은 평활도 덕분에 인기가 높습니다. 대신 일반 리얼징크보다는 조금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이렇게 지붕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몇 번의 설계와 시공 과정을 겪어보니, 지붕은 미관도 중요하지만 방수와 배수 계획을 철저히 하여 누수를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건축주 분들이 효과적인 지붕 설계와 시공으로 쾌적한 집에서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선동 건축사라고 합니다. 건축 문의, 상담이 필요하시거나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아래 연락처로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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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우레탄 도막방수

https://blog.daum.net/gioenc/139


콩자갈 수지마감

https://www.facebook.com/thecon1107-105754280908707/photos/pcb.158300698987398/158300332320768/


아스팔트 슁글

http://www.sebong.co.kr/4437


스패니쉬 기와

http://www.weiden.co.kr/portfolio-posts/%EA%B0%A4%EB%9F%AC%EB%A6%AC19%EC%8A%A4%ED%8E%98%EB%8B%88%EC%89%AC%EA%B8%B0%EC%99%80/


리얼징크

http://worldenc.co.kr/xe/29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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