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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비스망 Sep 01. 2020

너무 평범해서 불행한 개인

[처음 보는 메커니즘]07. 개인(individual) ①

■ 난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평범하지 않았다  


종종 나에 대해 얘기할 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얘기하곤 했다. 내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봐도, 지금의 내 모습을 봐도 어디 하나 특별한 구석이라곤 없기 때문이다.  


유난히 예민했던 10대를 지나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후에는 여느 사람들이 그러하듯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살아왔다. 유명세를 떨치는 그 누구처럼 내 이름을 후세에 남기는 특출 난 인생을 살지는 못할지언정, 그래도 적어도 어느 정도 남들만큼은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가지면서 말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난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그렇게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항상 내면에는 나 자신도 딱히 이해되거나 설명될 수 없는, 더군다다 죽을 때까지 해소될 일은 결코 없을 것 같은 내면의 깊은 갈증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것은 삶에 대한 어떤 깊은 목마름이었다.   


이러한 내 안의 설명될 수 없는 갈증들은 나를 몇몇의 종교, 단체로 이끌었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해소되는 듯싶다가도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하곤 했다.  그리고 이러한 내면의 갈증은 또다시 날 휴먼 디자인으로 이끌었다.


실로 방대한 양의 휴먼 디자인 지식이 우리에게 주려는 핵심 메시지는 '개인의 다름, 독특함, 차별화'다.  휴먼 디자인에 따르면 태어나는 순간 내 몸에 각인된 바디그래프와 똑같은 그것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나뿐이다.


그리고 특별히 개인의  '독특함'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곳은 바디그래프에 있는 '개인회로'다. 개인회로는 누군가를 따뜻하게 '지원'하는 부족 또는 인류의 발전을 위해 무언가를 '공유'하는 집단과는 전혀 다른, 실로 평범함을 거부하는 매우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 너무 평범해서 불행한 개인


개인회로는 다음과 같은 키워드를 갖고 있다.  


변이(mutation), 창조(creation), 진화(evolution), 우울감(melancholy), 예측 불가능(unpredictability), 아웃사이더(outsider), 귀머거리(deaf), 독특함(uniqueness), 초도덕성(amorality), 선례(example).


이들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설령  자신은 그저 지극히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언정, 결코 평범하게 살 수 없는 사람들이자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을 지키며 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평범하게 살 수 없는 운명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와 갈등,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조화롭게 살고자 너무 노력했기 때문에 혹은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혹은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어도 평범하지 않게 살지 못했기 때문에 불행한 사람들이다.


즉 너무 평범해서 불행한 개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안에 줄곧 도사리고 있었던 삶에 대한 깊은 갈증들을 굳이 다른 말로 풀이해보면,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는 평범함에 대한 거부이자, 동시에 나만의 길을 걷고자 꿈틀거렸던 열정의 작은 불씨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평범하게 살면서 불행해지던지,  아니면 마치   검위에 서있는 듯한 불안정함 속에서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슬픈 길을 걸으며 꺼져가는 열정의 불을 다시 지펴보던지,  


이 둘 중에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것이 개인의 혹독한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다음 글 : 개인(individual) ② 죽어야 사는 사람들)

(다음 글 : 개인(individual) ③ 이 세상의 아웃사이더, 개인이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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