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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비스망 Oct 23. 2021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01. 휴먼 디자인과의 첫 만남

■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휴먼 디자인과의 첫 만남


살다 보면 누구에게든 일생을 두고 기억하고 싶은 어떤 사건 하나쯤은 꼭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누군가가 건넨 말 한마디 일 수도 있고, 어느 책 속 한 구절, 영화 속 짧은 대사, 혹은 예기치 못한 누군가와의 만남일 수도 있다.


만일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 트랙을 바꿀 수 있을 만한 어떤 큰 계기가 됐다면 그러한 전환을 일컬어 '터닝 포인트'라 부른다.


내게도  '터닝 포인트'라 부를 수 있을법한 날이 있다. 2013년 11월 30일이다. 그 날은 내가 미처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되새김질되는 그런 날이다.


그 당시에는 그 날이 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날이 될 것이라는 약간의 낌새조차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 당시 난,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여느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돈벌이를 위해 직장에서 쫓기듯 바쁘고도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고, 그 와중에 주말에 잠깐 짬을 내서 어느 워크숍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전에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롭고 낯선 정보를 우연처럼 접했다.


내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삶을 계속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난 후였다.  


■ 쇼크 또 쇼크

 

2013년 11월 30일, 그날  난  「 휴먼 디자인 국제 공인 워크숍, Living Your Design」에 참석했다.


이틀 간의 워크숍 과정을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난 주체 없이 터져 나오는 눈물을 도저히 막을 길이 없었다. 마치 내 몸 안의 세포 하나하나가 단 시간에 기염을 토하겠다고 작정이라고 한 듯, 눈물이 한꺼번에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왔다.


그 후로 약 한 달 동안, 난 제대로 된 영문도 모른 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렇게 몸이 기진맥진 해질 정도로 울어본 적은 난생 처음이었다.


그 당시엔 내가 워크숍에서 무엇을 들었고, 또 휴먼 디자인이 말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은 없었다. 다만 내 몸이 먼저 제대로 쇼크를 받고 반응했다는 것 하나만 분명했다. 그리고 그 이후 내가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의 쇼크가 또다시 뒤를 이었다.


기존의  상식, 윤리, 도덕이라는 말은 몸의 '메커니즘' 앞에서 제대로 설 자리를 잃은 듯 보였기 때문이다.


■ 휴먼 디자인은 인간의 몸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인류 최초의 인간 사용 설명서'


'인간 이해를 위한 완벽한 지식'
'삶에 대한 완벽한 매뉴얼'
'인류 최초의 인간 사용 설명서'
 '당신 자신만을 위한 매뉴얼'


위 말들은 휴먼 디자인 뒤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말이다. 내가 이 같은 휘향 찬란한 수식어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 시작한 것은 휴먼 디자인을 접하고 아주 오래 시간이 지난 후였다.


아마도 휴먼 디자인이 말하는 '메커니즘'이라는 다소 생소한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아주 뒤늦게야 휴먼 디자인을 조금씩 신뢰하기 시작한 것 같다.


휴먼 디자인은 인간의 '몸(form)'이 작동하는 메커니즘, '형체 원리(form principle)'를 다룬다. 즉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인성, 철학, 심리 등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 마디로 휴먼 디자인은 인간의 '몸'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인류 최초의 '인간 사용 설명서'다.


■ 다툼과 증오에서 연민과 수용으로  


휴먼 디자인이 말하는 메커니즘을 알게 되면 그 누구라도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깊은 '한계'를 마주하게 된다.  그 누구라도  통제 불가능한 메커니즘적 한계 말이다. 이를 통해 나라는 존재의 나약함과 무기력함은 물론, 동시에 다른 존재의 그것 또한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여유가 생기게 된다.


또한 우리가 수십 년 동안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었던 나의 모습과 당신의 모습에는 애초부터 그 누구의 잘못도 없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연민'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름에 대한 '존중', 그리고 다툼과 증오에서 '연민'과 '수용'으로.


이것이 휴먼 디자인이 내게 준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통해  오랜 무지와 오해로 말미암은 뿌리 깊은 고통을 치유할 수 있다.


■ 정신없이 바쁘고 고달픈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지식


 '나는 누구인가'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과연 나는 어떻게 자신으로 평화롭게 존재할 수 있는가'


현대인들은 삶은 수많은 고통과 저항으로부터 지칠 대로 지쳐있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평생을 찾아 헤매어도 끝내 찾을 수 없어 보이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들도 도무지 멈출 줄 모른다.


그런 우리들에게 휴먼 디자인은 말한다.


우리 각자에게는 저마다 서로 다른 고유하고 독특한 개성이 있고 메커니즘적으로 서로 다른 생존 방식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이다.


이를 통해 휴먼 디자인은 나는 누구이며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각자가 스스로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내가 그러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아무리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 치이며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잠시라도 짬을 내서  휴먼 디자인이 들려주는 깊고도 색다른 이야기에 한 번쯤 귀를 기울여보길 바란다.


내가 그랬듯이, 또 다른 누군가도 더 이상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삶을 계속 이어나갈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고, 삶에서 인생의 트랙을 바꿀 수 있을 만한 거대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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