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것보다 그만두는 것이 더 어렵다.
주민센터에서 시청으로 부서 이동이 있은 지 몇 달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내 자리가 불편하고 불안했다.
주민센터에서 시청으로 부서 이동이 나고 나면,
아무래도 주민센터에서보다는 민원 스트레스가 줄지 않을까...
나의 기대는 착각이었다.
다들 기피하고 싫어하는 부서에 발령이 났기 때문이다.
불현듯 더 늦기 전에 결단을 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나는 달력에 마지막 출근 날짜를 정하여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칠했다.
"아, 배부른 소리."
약 6년 전, 처음 공직 사회에 입성했을 때,
그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느라 고생했던 '나'를 떠올려보라.
'합격' 그 두 글자를 확인하기까지 얼마나 고되고 외로웠던가.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었던가.
그러나, 그때 이미
나는 내가 이 일을 오래 하지 못할 거라는 것을 알아버렸는지 모른다.
첫 발령이 나자마자 마주한 민원.
하루만 더, 한 달만 더, 그렇게 약 6년을 버텨오던 나였는데,
21년 10월, 나는 더는 참지를 못하고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 버렸다.
반드시 나는 퇴사한다.
이날 꼭 퇴사한다.
그리고 그렇게 굳게 마음먹은 결심을
21년 10월 말,
행동으로 옮겨버렸다.
결국,
공무원을 그만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