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인터뷰 4. 요가강사 황혜인을 만나다
잔잔하지만 멀리 가는 파동을 지닌 사람
그녀의 닉네임은 칼리. 아이를 키우며 블로그를 통해 인연을 맺은 사이다. 고만고만한 육아이야기와 살림이야기에서 수렴되던 우리의 포스팅이 본격적으로 궤를 달리하기 시작한 건 그녀가 요가강사로 활동하면서부터다. 요가에서 명상으로, 명상에서 채식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그녀의 포스팅을 접하며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다. 어느 새 엄마로서의 삶에 직업인으로서의 성취를 더해가고 있는 그녀가 부럽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궁금해졌다. 무엇이 그녀를 요가로, 더 나아가 요가를 전파하는 삶으로 이끌었을까.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5년차 요가강사 황혜인입니다. 올해 10살인 딸아이를 키우는 10년차 엄마이기도 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혜인 님의 활동들을 엿보면서 항상 궁금했어요. 전공이 어떻게 되세요?
대학에서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어요. 한때 아나운서/리포터를 지망하기도 했었고요. 지역방송 생방송리포터로 일한 경력도 있습니다.
어쩐지 글을 정돈되게 쓰신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신방과와 요가강사는...살짝 거리감이 느껴지는데요?
뭐든 해두면 언젠가는 쓰이더라구요.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말해봤던 경험이 강사활동에 적지않게 도움이 되었어요. 수강생분들도 종종 "멘트가 되게 고급스럽다"며 칭찬해주신답니다.
고급스러운 멘트, 오늘 인터뷰에서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요가강사가 되어 계셔서 깜짝 놀랐어요! 요가에 원래부터 관심이 있으셨나요?
사실 요가에 관심을 두고 지낸지는 오래 되었어요. 대학생 때부터 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쭉 가지고 있다가 이십대 후반에 2년 정도 요가를 배웠구요. 이후에 결혼과 임신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요가를 그만두게 되었는데요, 육아로 정신없이 사는 중에도 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저를 따라다니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요가는 제게 운동이나 취미라기보다 살면서 꼭 해야할 것만 같은 사명처럼 다가왔던 것 같아요.
말하자면 요가는 혜인 님의 운명이었군요. 운명같은 요가를 언제 다시 만나게 되셨어요?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기관에 간 후에 주 3회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남는 2일은 요가를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요가수업과 수영강습이 죄다 주 3회라 요일이 겹치는 거예요. 당시엔 저희 동네가 막 생활편의시설을 갖춰가던 때라 요가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거든요. 과감하게 수영을 그만두고 요가를 시작했죠.
단순히 '요가를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시작해서 '요가강사가 되겠다'고 마음먹기까지 어떤 계기와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나요?
제가 남들 사춘기할 때는 수더분하게 넘어가고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어요. 사춘기 방황을 하던 중에 남편을 만났고 그러다보니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요. 남편과의 관계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방법을 시도했어요. 부부상담도 받아보고, 상담심리학을 공부해보기도 하고, 비폭력대화 같은 교육도 받으러 다녔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죠. 그러다 요가를 시작하고부터 남편과의 관계가 확실히 달라지는 걸 느꼈어요. 남편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요가를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은연중에 내게 필요한 게 요가라고 느껴서 스스로 찾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뒤늦은 사춘기를 겪으며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저를 요가강사의 길로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사춘기가 아니라 급성장기였던지도요.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강사가 되셨어요?
동네에 요가원이 생겼는데 간판에 <요가국제지도자>라고 써 있었어요. 그냥 <요가지도자>였으면 안 들어갔을텐데 <국제>라는 단어에 꽂혔던 것 같아요. 제가 외국에 나가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자격증에 메리트를 느끼는 경향이 있거든요. 가볍게 상담하러 들어갔다가 그 자리에서 결심이 서서 6개월을 등록했어요. 그렇게 6개월 과정을 수료하고 강사자격증을 취득한 게 아이가 네다섯살쯤 되었을 때네요.
정식으로 요가강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일단 국내에서 요가강사 자격을 받으려면 통상적으로 6개월 간의 지도자과정을 수료하면 되는데요, 워낙에 요가협회도 다양하고 요가스타일에 따라서도 여러 갈래로 나눠지다 보니 어떤 것을 콕 집어 추천해주기는 어려워요. 그래도 요가원을 선택할 때 기준으로 삼을 만한 게 있다면, 공신력 있는 요가협회의 인증여부를 꼽을 수 있겠죠.
<요가 인터네셔널>과 같은 국제협회에서 인증하는 교육과정이 RYT200*인데요, RYT200인증기관에서 요가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게 되면 해외에서도 강사활동이 가능해요.
그 외에도 국내대학의 요가학과나 인도의 요가대학에 진학하는 방법, 인도나 발리에서 RYT200을 따는 방법 등이 있어요. 시간/비용/언어의 제약이 없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방법이죠.
* RYT200 : 요가지도자가 되기 위해 <200시간의 규정된 교육과정>을 마쳤음을 인증하는 국제공인 요가자격증
교육기관 선택 시에 추가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요?
요가 지도자 과정에서는 아사나*뿐만 아니라 호흡법, 명상법을 포함해 요가철학, 요가해부학까지 포괄적으로 다뤄줘야 해요. 지도자 과정을 가르치면서 아사나 이외의 부분은 소홀히 다루는 곳도 있다는데 그런 곳은 피했으면 좋겠어요. 일반회원들을 대상으로 짜놓은 수업시간표를 통해서도 학원의 지향점을 알 수 있어요. 요가를 하러 오는 고객의 입맛에 맞춰 유행하는 요가로만 채워진 수업인지, 원장님의 소신대로 전체의 요가를 전달하기 위한 수업인지 보이거든요. 일반회원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 소신보다 트렌드를 따른다면 지도자과정 수업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일반회원 대상의 수업시간표에 명상수업이 포함되어 있다면 전체로서의 요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교육기관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아사나 : 일반적으로 '요가'하면 떠올리는 요가의 자세들. 요가에서 동작수련을 뜻한다.
요가의 범위가 생각보다 굉장히 넓네요! 저는 요가하면 균형잡힌 자세를 떠올렸는데요.
일반적으로 '요가'하면 특정자세를 연상하는데요, 단순히 몸을 움직여 자세를 취하는 것만이 요가는 아니에요. 요가에서 자세는 '아사나'라고 해서 요가수련의 일환일 뿐, 요가는 궁극적인 목적은 <명상>을 통한 의식성장이거든요.
요가강사를 하고 싶다면 먼저 나의 바람을 잘 들여다봤으면 해요. 요가가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명상과 정신적 수련이 수반되는 전체로서의 요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인지. 그게 아니라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게 좋고, 몸매관리도 하면서 수입도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면 요가 외에도 다른 운동은 많아요. 요가를 이해하고, 내가 하고 싶은 요가가 뭔지를 알아야 그에 맞는 기관을 택할 수 있어요.
'공신력 있는 요가협회의 인증을 받은 곳인지'와 '전체로서의 요가를 전달하는 곳인지'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교육기관을 골라야겠네요. 이런 교육기관에서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따고 나면 바로 강사가 되는 건가요?
일단 자격증이 생기면 강사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거구요. 일을 시작해야 어디 가서 현업강사라고 말할 수 있지요. 저는 상당히 운이 좋았던 케이스예요. 강의를 시작할 기회가 비교적 쉽게 주어졌거든요. 제가 다녔던 요가원이 개원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지도자과정 수강생이 저하고 원장님 따님까지 딱 두 사람 뿐이었어요. 본의 아니게 원장님의 집중케어를 받으며 지도자 과정을 수료할 수 있었고요. 수료 후에는 요가원 수업에 인턴강사로 들어가 수업을 시작할 수 있게 배려해주셨어요.
그야말로 특급배려네요!
그렇죠, 특급배려죠. 인턴 2개월차부터는 소정의 수업료도 지급해주셨으니까요. 원장님 본인의 공간과 시간을 빌려주면서 보수까지 챙겨주신거죠. 그렇게 단기경력이라도 쌓고 나니까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채워넣을 수 있게 됐고요. 그 이력서를 들고 여기저기 부빌 수 있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부비셨어요?
저희 동네가 개발 초기 단계의 신도시라 생활편의시설이 이제 막 생겨나기 시작할 때였어요. 마침 주민센터에서도 요가수업을 신규개설하고 강사모집 중이었고요. 집에서 가까운 주민센터부터 조금 먼 곳까지 이력서를 넣었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주민센터나 복지센터는 가까운 거리에 거주하는 강사를 선호하거든요. 덕분에 경력이 부족한 것에 비해 수월하게 채용이 되었어요. 차츰 경력이 쌓이면서 마트 문화센터에도 출강하게 되었구요.
미개발 신도시 인프라(?) 덕을 톡톡히 보셨군요. 보틍은 이미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경력강사들 틈바구니로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요, 이런 경우엔 어떻게 구직활동을 시작해야 할까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할 때, 제 친구가 이력서를 잔뜩 준비해놓고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이력서를 들이밀더라구요.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그런 채용문화가 아니잖아요. 요구하지 않는 곳에 내 이력서를 들이미는 일이 머뭇거려질 수 있어요. 그렇지만 고용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구직자의 그런 태도를 싫어할 이유가 없어요.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일을 하고 싶다는 걸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일이 들어올 테고요.
제가 아무리 운이 좋은 케이스라 한들 일이 저절로 굴러들어온 건 아니거든요. 저는 출퇴근 가능한 거리의 요가원/문화센터/주민센터 목록을 뽑아놓고 전화를 돌렸어요. 주민센터나 문화센터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센터 관리자 연락처나 이메일이 올라와 있어요. 전화상으로 인사드리고 이메일로 수업계획서나 이력서를 보내놓으면 연락이 와요. 이렇게 수업을 찾아가는 방법이 있고요, 내가 수업을 개설하는 방법도 있죠. 실제로 집에서 지인들 대상으로 주 2회 수업을 하기도 했어요.
집에서 하는 수업 괜찮은데요! 특히 아기엄마들은 오전시간에 아이들 보내놓고 모여서 하기 좋을 것 같아요.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지인한테는 수업료를 받기가 괜히 겸연쩍지 않나요?
아, 처음에는 수업료를 안 받았어요. 연습기간이라고 스스로 정해두고 무료강의를 했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을 때 아파트 단톡방같은 곳에서 수강생을 더 충원했어요. 그때부터는 정원도 다섯 명으로 제한하고 수강료도 책정했죠. 그 과정에서 수강료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그만두기도 하고, 돈을 내고라도 더 하고 싶은 사람은 계속하는 거구요.
요가강사 이력서 작성의 팁을 준다면요?
별다른 건 없었고....아! 프로필 사진을 찍어두는 게 도움이 돼요. 저는 그냥 집 앞 사진관에서 5만원 내고 상반신 사진, 동작사진 이렇게 찍었어요.
동네사진관에서 요가프로필 사진이라!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요? 사진관에서 당황하진 않으셨나요?
사장님도 처음 찍어본다고 하셨는데 결과물은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어렸을 때라면 못했을 거예요. 서른을 넘기면서부터는 되든 안 되든 당당하게 해보게 되더라고요. 나이가 들수록 좋은 점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나이를 먹고 요가강사로 활동하니까 좋은 점이, 나이가 많으니까 경력도 오래됐을 거라고 지레짐작하시거든요. 다양한 회원들을 대하는 일에도 능숙하고, 수업에서 일어나는 돌발상황에도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고요. 지금 마흔 하나인데 나이드는 게 서럽거나 슬프지 않아요. 또 어떤 장점이 생길까 은근히 기대가 되기까지 해요.
지금의 혜인 님을 설명할 때 채식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 채식을 하는 마음가짐을 청해듣고 싶어요.
보통 요가를 통해 몸의 미세한 감각을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저를 채식으로 이끌었고요. 그러던 중에 자주 가던 블로그를 통해 육식이 인체와 동물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서서히 고기/계란/우유를 멀리하게 됐어요.
나날이 망가져가는 지구를 지금의 파괴속도 그대로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는 생각도 채식을 지속하는 또 다른 이유예요. 모두에게 채식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내 공간인 블로그에서라도 드러내고 표현을 하다보면 작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블로그를 통해 혜인 님의 명상기록을 종종 엿보고 있어요. 감히 댓글을 달 수 없는 심오함에 항상 살그머니 뒤로 가기를 누르지만요. 명상도 요가의 일환인가요? 혜인 님께 명상은 무엇을 위한 시간인가요?
지금 여기를 사는 연습이에요. '생각'이란 것이 우리를 발전시키고 잘 살게 해주는 수단처럼 여겨지는데 실은 속 시끄럽게 하는 주범이예요. 당장 명상하겠다고 앉아있어보면 내가 얼마나 생각이 많은지 바로 알게 돼요. 생각은 주로 과거에 대한 미련과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예요. 과거와 미래를 놓고 지금을 살면 삶이 풍성해져요. 현재 내가 가진 좋은 것들이 보이니까요. 그래서 삶에 변화가 오죠. 요가(아사나)로도 이런 변화가 조금씩 오긴 했지만 명상하고부터는 정말 생각없이 살아요. 내가 애써서 고쳐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명상으로 삶이 단박에 변하진 않지만 삶의 큰 흐름을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을 향유하는 힘이 길러지는 것은 분명해요.
지금 여기를 사는 연습, 명상을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유투브에 명상채널이 꽤 많아요. 명상 어플도 있구요. 그런 채널을 통해 꾸준히 명상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혼자 꾸준히 하는 습관을 갖추기까지 애를 많이 먹었어요. 여건이 된다면 좋은 선생님을 찾아가 주기적으로 배우는 게 가장 좋겠죠. 저의 경우엔 <새벽명상 단톡방>에 참여하면서 습관을 잡았어요. <새벽명상 단톡방>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고요, 명상 시작할 때 "명상 시작합니다", 명상 끝날 때 "명상 마칩니다", 이게 다예요. 명상 마친 후에 명상 후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매일매일 감사일기를 쓰시던데요, 사소하고 당연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도 명상에서 비롯된 건가요?
처음엔 명상만 하다가 운영자의 제안으로 하루에 세 가지씩 감사한 일을 단톡방에 올리게 됐어요. 일명 감사일기인데요, 감사일기를 쓰면서부터 남편과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을 느꼈어요. 남편이 예뻐보이기까지 하더라구요. 지금도 주변에 감사일기를 많이 추천하곤 해요. 명상은 어렵지만 감사일기는 당장 누구라도 시작할 수 있거든요. 한달만 꾸준히 해도 변화를 느낄 수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명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혜인 님 블로그에 <싱잉볼>이라는 카테고리도 있던데요, 싱잉볼이 뭐예요?
싱잉볼은 테라피와 명상/이완에 목적을 두고 있어요. 사람을 포함한 돌, 식물, 동물, 기타 모든 물질은 다 자기 고유의 파동이 있어요. 몸이 안 좋을 때는 이 파동이 흐트러진 상태가 돼요. 반면에 싱잉볼은 온전한 파동을 가지고 있거든요. 다른 두 개의 파동이 함께 있으면 온전한 파동 쪽으로 불완전한 파동이 끌려가는 원리로 치유가 가능한 거죠. 사람에게 정신적으로 힘든 질환이 오거나 이완을 못하거나 긴장상태인 것도 파동이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이 또한 싱잉볼을 이용해서 명상과 이완이 가능해요.
현재 싱잉볼 강사도 겸임하고 계신건가요?
수련을 마치고 싱잉볼 강사자격증은 취득했는데요, 지금은 스스로 정한 1년 정도의 인턴기간이에요. 지인 중에 몸이 불편한 분들을 찾아다니면서 무료로 테라피를 진행하고 있어요.
요가강사 일을 할 때 '엄마라서' 느끼는 고충이 있다면요?
딱히요. 요가강사 일을 할 때 엄마라서 힘들었던 건 없어요. 일을 하느라 엄마일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은 있지요. 주말에 요가, 명상, 싱잉볼 워크샵들이 몰려있는데 그럴 땐 아이를 아이아빠에게 부탁하거나 아이친구네에 부탁하거든요. 정작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아해요. 친구들이 많으면 그저 좋은가봐요. 사실 인터뷰 들어오기 전에 딸아이에게 "엄마가 요가강사라서 힘들었던 거 있어?" 물어봤는데 없다더라고요. 독립적으로 키우고 싶은데 알아서 독립적인 것 같아 감사해요. 굉장히 마음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죠.
그렇다면 '엄마라서' 유리한 점은 없었나요?
시간 조절이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좋죠. 오전수업 위주로 스케줄을 짜면 아이 학교갔다올 때 맞이할 수도 있고요. 프리랜서라서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수업을 기획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니까요. 내 시간과 상황에 맞춰서 여러 방식으로 수업이 가능해요. 수강생을 모아서 집에서 수업을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요즘은 줌(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수업을 하는 강사들도 많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혹시 혜인 님도 줌수업을 기획하고 계신가요?
줌수업 계획은 없구요. 마스크를 끼더라도 소그룹 수업으로 진행하는 방향을 생각중이에요. 원래 3월부터 문화센터에서 싱잉볼과 명상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일신상의 이유로(무릎부상) 모두 불확실해진 상황이에요. 치료를 마치고 나면 1대 1수업 위주로 찬찬히 시작해볼까 해요. 현재 이사를 앞두고 집을 짓는 중인데 수업공간도 따로 만들 생각이에요. 거기서 요가수업도 하고, 싱잉볼과 연계해서 명상수업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요가강사를 꿈꾸는 엄마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요.
미혼으로서 요가강사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과 가치보다 엄마로서 이 일을 시작하실 때 메리트가 엄청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만 요가강사라는 직업을 단순히 돈벌이로만 접근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크게 돈벌이가 되는 일도 아니거든요. 물론 그룹수업을 빡빡하게 잡아서 온종일 뛰면 많이 벌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자신을 소진시키는 것은 요가의 취지에도 맞지 않아요.
저는 요가를 하면서 돈보다 좋은 것을 누렸어요. 가족들을 대할 때 편해지고, 삶 자체가 하루하루 좋아졌어요. 요가와 명상을 시작하고 비로소 현재를 살 수 있게 됐어요. 내가 현재를 살 수 있다는 사실, 행복하다는 사실이 내 가족에게 끼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더라구요. 좋은 엄마가 되는 데 있어서 요가의 역할이 정말 커요. 게다가 요가를 직업으로 삼게 되면 요가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잖아요. 취미로서 요가를 할 때 얻었던 이점들이 한층 업그레이드가 돼요.
더불어 과거의 저처럼 막연하게 일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모든 엄마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당장 돈이 되는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요. 틈틈이 나를 위한 시간과 여유를 만들어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붙잡고 있길 바라요. 저도 처음엔 뭘 해야할지 참 막막했는데 요가를 찾으니 명상이 오고, 싱잉볼이 오고, 채식이 오고, 이제 채식요리, 마크로비오틱 요리과정까지도 관심이 가요. 내게 이렇게 분명한 관심분야가 있었고, 이 세계는 이렇게 넓은데 왜 그동안 전혀 몰랐을까 싶을 정도예요.
당장은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분명한 취미는 나를 숙련되게 만들고, 숙련된 취미는 돈벌이가 된다고 믿어요.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돈이 벌리는 것은 삶의 질에서 비교가 안되잖아요.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을 찾아요. 그리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삶의 흐름을 즐기길 바라요. 나와 연결된 당신들을 응원합니다!
* 본 인터뷰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5화 예고 : 공부방선생님 N을 만나다 (4월 16일 발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