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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Dec 11. 2017

부부를 행복하게 했던 제주 요리 #1

제주도 한 달, 부부가 함께 선정한 바로 그 집들



지인들에게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머물다 온다고 하니깐, 그들이 가장 첫 순으로 가장 부러워했던 사항이 바로 '먹거리'였다. 제주도에 가면 맛있는 요리들을 많이 먹고 다닐 테니깐, 그것에 대한 환상들이 그렇게 크시더라. 심지어 나와 아내도 내심 기대하고 있었으니, 섬 땅 제주가 얼마나 큰 환상들을 우리에게 심어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리서부터 이야기하자면,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살면서 외식을 그렇게 많이 하진 않았다. 역시 산다는 것에 의미는 집에 붙어 있는다는 것과 통하기 때문에 외식의 기회를 애써 만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 부부를 행복하게 했던 요리들이 가득했다는 것은 웃음 짓게 만드는 일이다. :)



부부를 행복하게 했던 제주 요리 #1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한 가지는, 맛있는 요리를 먹었을 때 매우 행복하다는 것이다. 아내와 싸울 때도, 수아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때도, 무기력할 때도 맛있는 요리를 먹기 위해 떠나는 발걸음은 그저 기쁘고 가벼울 뿐이다. 이게 인간이 가진 성격일까? 사진 폴더 안에서 우리가 먹었던 요리들을 하나씩 꺼내본다. 어떤 식당이 맛있었는지, 우리 부부에게 어땠는지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쌀국수도 진짜 맛있었지?"

"여기 최고더라, 진짜!"



01|베트남 쌀국수





굳이 쌀국수가 먹고 싶다고 했던 아내, 그리고 중문으로 향하던 길에 검색해서 찾아갔던 곳이다. 베트남에서 오신 사장님이 직접 쌀국수를 만들지만 입맛은 한국인을 저격했다. 고수는 들어가 있지 않고, 채에 따로 내어주신다. 본인 입맛에 받게 넣을지 말지 결정하면 된다. 국수가 쌀이었기에 수아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공간이다. 그리고 양파 장아찌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베트남 개똥이 쌀국수|서귀포시 남원읍|쌀국수 7,000원





02|제주산 갈치조림





대전에서 장모님이 제주도에 오셨다. 우리 부부가 제주도에서 잘 살고 있나 사찰을 나오신 모양이다. 평소 조림류를 좋아하시는 장모님을 위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알아봤던 갈치조림. 제주도를 생각하면 가장 처음으로 떠오르는 요리가 아닐까 싶다. 물론 장모님도 이 갈치조림을 기대하시고 제주도를 방문하셨다. 평소 생선을 즐기지 않는 나도 비리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맛있게 즐겼던 것 같다. 제주도에서 갈치조림을 거의 실패할 일(?)은 없지만 가게마다 맛이 상이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SNS나 블로그보다 우리는 현지인을 통해서 갈치조림 식당을 선정했다. 그리고 다섯 명 모두 만족할 수 있었다. -남은 소스는 집으로 싸가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표선어촌식당|서귀포시 표선면|갈치조림 小 45,000원





03|전복김밥과 오징어 무침





우리가 제주도로 향하기 전부터 방영했던 '효리네 민박' 덕분에 알게 된 김밥 집이라고 할까? 생긴 모양과 수많은 후기 때문에 제주도에 가면 한 번쯤 꼭 먹어보고 싶었다. 사실 지난 7월, 제주도에 방문했을 때 이미 한차례 공략하려 했으나, 끝없는 줄에 그만 포기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인기가 많은 곳이기에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는 장소였는데, 우리 부부가 또다시 도전했을 때는 줄이 하나도 없었다. 매력적인 계란과 전복 내장으로 만든 밥을 활용해서 김밥을 만들었고, 함께 곁들여 먹는 오징어무침이 굉장했다. 자꾸 오징어무침에 손이 간다. 이색적인 김밥을 원한다면 줄을 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김만복 김밥|제주 제주시|만복이네 김밥 5,500원, 오징어무침 4,500원





04|비빔소바와 냉소바





유독 더우 날이었다. 10월에 제주도에 갔는데, 왜 이렇게 덥지? 아무리 남쪽 끝이라고 해도 이상 기온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분명 시원하고 활동하기 좋은 10월을 기대했는데, 10월 초반의 날씨는 여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으니, 집주인도 갑작스럽게 에어컨을 꺼내 주시더라.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 있고, 그 아래에는 두 곳의 음식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라면집이고 나머지 하나는 소바집이었다. 다행인 것은 우리 부부는 면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사실이고, 소바를 먼저 먹어봤는데, 더위를 한 방에 날려주는 시원함 덕분에 지금도 기억이 많이 난다. 더울 땐 역시 소바일까?


의령소바|서귀포시 성산읍|냉소바 6,500원, 비빔소바 7,000원





05|흑돼지 돈가스





비자림을 크게 한 번 돌고 나오면 왠지 모르게 나도 배가 고프다. 근데 비자림 주변에는 이렇다 할 식당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였다. 비자림을 방문할 때마다 항상 곁는 일이라 성산읍 중심으로 가서 점심을 먹거나 표선리로 향하는 일이 많았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비자림을 들어서는 입구에 흑돼지를 활용해 만든 돈가스 식당이 있으니 말이다. 특히 매콤한 간장 소스를 곁들인 돈가스가 내 입 맛을 자극했다. 양도 푸짐하고 서비스도 괜찮았다. 흑돼지가 이렇게 맛있던가!


달콤한휴식|제주시 구좌읍|착한돈가스 10,000원, 바람난돈가스 10,000원





06|일본식 커리





데이트를 할 때도 카레를 그렇게 즐겨 먹지는 않았다. 사실 카레 집을 가면 그 모양이 좀 밋밋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이유 때문에 뭔가 돈이 아깝다는 생각 때문에 카레를 먹지 않았는데, 제주도 종달리에서 만난 카레는 꽤나 흥미로웠다. 고슬고슬한 밥과 부담스럽지 않은 카레 소스 맛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가격 자체는 좀 부담스러웠지만 함께 나오는 샐러드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조합이다. 그리고 여기 분위기가 거의 뭐, 최고다!


종달리엔 엄마식당|제주시 구좌읍|딱새우크림카레 13,000원









아내와 함께 선정해봤다. 아마도 두 번째 글도 준비를 해야 하겠지? 가끔은 무겁지 않은 맛있는 글이 좋다. 글을 작성하는 이 순간에도 내 침 샘을 자극시키니, 오늘은 맛있는 요리를 꼭 먹어야겠다. 아내와 의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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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대전 집에서

"오늘 점심 뭐 먹을까?"
"떡볶이랑 김밥 먹자!"
"나가자!"

이 여정은 2017년 10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끝마치고 작성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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