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사람, 나의 동무, 나의 반려를 찾는 건 평생 가장 큰 과제였다. 아니, 정확히는 반려에게 발견되어지고 싶었다. 나의 기쁨, 슬픔, 연약함, 강인함을 세밀히 발견해 줄 그런 반려. 늘 초조했다. 나를 찾아낼 사람, 내가 찾아낼 사람을 찾아내는 퀘스트를 수행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야만 생의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돌멩이 같지만, 사랑 속에만 발현되는 특별한 무늬가 있고, 그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
반려에게 발견되기 전의 나는 돌멩이다. 사랑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실 나와 늘 함께 걷고 있던 내가 그토록 찾고 싶은 사람은, 바로 나였다. 나를 돌멩이로 바라보던 나 자신이 나의 반려. 혼자인 나는 혼자인 나와 함께하고 있었다. 엉켜있던 매듭이 탁, 풀리며 자유로워졌다. 외롭고 자유한 나.
나는 돌멩이가 아니다. 내가 나를 발견하고, 함께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