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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09. 2023

넷플릭스 칵테일 마스터 : 식물 칵테일

시간은 언제나 여유로운 자의 편이다 

"Go outside of that box. Challenge convention."


칵테일 마스터 세 번째 주제는 보태니컬. 꽃과 허브, 자연에서 나는 식물, 신선한 식물을 이용해 칵테일을 만들어야 합니다. 심사위원이 한 명 더 추가되는군요. 칵테일의 왕 데일 디그로프라는데요. 잠시 검색 좀.


데일 디그로프는 20세기 최고의 칵테일 셰프로 코즈모폴리턴을 유명하게 만든 사람이라네요. 뉴토스트라는 시그니처 칵테일이 있는데, 보드카, 아메리카노, 크림, 진저 시럽, 레몬과 오렌지 슬라이스로 만든답니다. 보드카에 커피를 넣으면 블랙러시안인데 보드카랑 특히 잘 어울리는 진저 시럽(보드카 + 진저에일은 모스코뮬이지요)과 레몬, 오렌지의 조합이 몹시 궁금하긴 합니다.


이번 경쟁은 두 명씩 짝을 이뤄 해야 합니다. 지난 시합에서 우승한 LP가 팀을 선택해 주네요. 각 팀별로 글라스 안에 든 쪽지를 골라 거기 적힌 메뉴를 만들면 되는데 ‘로즈’ 칵테일이라는 쪽지가 살짝 보아네요. 어떤 팀인지는 모르겠지만. 히비스커스, 감귤과 비슷한 향이 나는 판단, 쥬니퍼, 감초, 딸기, 토마토 같은 재료들이 보입니다.


보태니컬 칵테일은 식물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게 중요하죠. 허브처럼 향이 강한 식물들은 대충 쓸 수가 없어요. 오버했다가는 술맛도 방해하고 칵테일을 망치죠. 그래서 참가자들은 갈고 끓이고 짜고 식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맛을 뽑아내기 시작합니다. 식물의 맛을 뽑아내고 칵테일에 어울리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있는 그대로 쓸 수도 있겠지만, 맛을 뽑아내는 게 더 유리한 분위기네요. 식물은 아마도 장식으로, 먹을 수 있는 건 안주로 곁들일 거 같아요. 자세한 건 가서 보세요. 


https://www.netflix.com/kr/title/81437299?s=i&trkid=13747225&vlang=ko&clip=81625218

사실 저는 허브를 사용한 술보다는 과일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훈제한 시나몬을 넣은 러스티 네일, 샐러리를 꽂아 넣은 블러디 메리, 민트를 넣은 민트줄렙 같은 것들을 좋아하죠. 식물이 있어 안 독할 것 같지만 싱그러운 식물의 매력 뒤에 독한 알콜을 감추고 있는 조심해야 할 애들이에요. 민트 줄렙은 위대한 개츠비에서 데이지가 마시고 음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칵테일이기도 합니다.


진, 보드카를 다들 메인 리큐르로 쓰는 것 같군요. 아, 럼도 있네요. 보드카는 맛과 향이 없어서 어떤 칵테일에 섞어도 튀지 않는 게 장점이고 진은 쥬니퍼베리 외에 다양한 허브류로 만드는 술이라 식물과 섞이는데 거부감이 없어요.


오, 장미를 가져간 팀은 라모스진피즈를 만들었네요! 장미향이 나는 라모스진피즈라, 매력 있겠습니다. 다양한 장미 재료를 토핑으로 올렸네요. 심사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요. 라모스진피즈는 달걀흰자를 사용해 거품을 쌓아 올린 칵테일로 굉장한 셰이킹 파워가 필요하죠. 장미 맛도 나면서 칵테일 맛이 끝내준다는 칭찬을 받네요. 오예.


챌린지 우승은 판단을 재료로 젤라토와 함께 낸 팀이 차지했네요. 코코넛 럼과 판단 꿀, 체다 비터, 코코넛 라임 젤라토를 야생의 풀밭처럼 프레젠테이션 했어요. 굿굿! 갑자기 판단 Pandan 이 무슨 맛인지 엄청 궁금해지네요.


자, 사실 언제나 긴장되는 건 언제나 패자부활전이죠. 히비스커스를 쓴 팀이 떨어졌고 이 팀의 두 명이 패자부활전을 치릅니다. 패자부활전의 주제는 데일의 코즈모폴리턴이네요! 데일이 먼저 시범을 보입니다. 보드카, 오렌지리큐르, 라임으로 맛을 내고 크랜베리로 컬러를 냅니다. 이것을 셰이킹 하면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보는 붉은색 코즈모폴리턴이 됩니다.


자, 두 사람은 어떤 코즈모폴리턴을 만들까요? 사실 칵테일의 묘미는 재료가 같다고 해도 섞는 방법, 시간, 온도, 만드는 사람의 컨디션, 마시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다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만드는 사람은 어렵지만 마시는 사람은 즐겁습니다. 사실 여기 나올 정도면 이 바텐더들은 자기만의 코즈모폴리턴을 갖고 있을 거예요. 즉흥적으로 15분 만에 칵테일을 창작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하나는 보기는 좋은데 맛의 균형이 깨졌고, 다른 하나는 맛은 좋은데 비주얼이 폭망이라는군요. 정말 어려운 결정이겠어요. 결국 시간에 쫓겨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바텐더가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너무 욕심을 부렸나 봐요. 역시 세상일이란 항상 여유가 있어야 하는 법인가 보네요. 어느 한적한 바 구석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코즈모폴리턴 한 잔 마시면 좋겠네요. 아, 진짜 너무 마신 지 오래됐다, 코즈모폴리턴…


ps> 저는 코스모폴리탄이라고 썼는데 브런치 맞춤법 선생이 코즈모폴리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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