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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Mar 28. 2023

마르타 티엔다

사람을 연구하는 사람. 체험과 도전으로 충만한 사회학자의 삶

“사람을 연구하는 사람”은 멕시코 이민 1세대의 자식으로 태어나 힘들다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공부를 하는 것만이 탈출하는 것.”이라는 아버지의 마음을 따른 마르타 티엔다의 이야기입니다. 네, 어린 시절 힘들고 불우했고 심지어 운도 없었던 이민자의 자식인 마르타는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은 덕에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유명한 사회학자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했다는, 다른 성공스토리와 비슷한 플롯입니다. 열심히 한다고 다 성공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는 이야기의 결정판인 셈이지요. 


적당히 나이를 먹어서 이렇게 위대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건 사실 조금 우울한 일입니다. 왜 나는 이 나이 먹도록 무얼 했나? 하는 부끄러움이 들기 때문이지요. 이제라도 할 수 있잖아!라고 생각할 수 없는 나이를 먹어버리면 바보 같이 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는 건, 내 마음에 확 꽂히는 문장을 발견했을 때입니다. 아, 맞아! 나도 똑같은 생각 했어! 하는 희열이 드니까요. 


"사람들은 간혹 실체가 부족한 것을 숨기려고 혼란스러운 방식으로 글을 포장하거든."


이런 비슷한 얘기들은 많아요. 하지만 글을 포장하고, 말을 포장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유튜브를 떠나서 뭔가 아는 것 같은데 핵심을 짚지 못하는 선생님들이 종종 있으시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이런 얘기를 종종 합니다. 예컨대 누군가 NTF에 대해 글을 쓰거나 말을 하면서 "NFT란 Non Fungible Token으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말한다." 하고 시작하는 사람은 NFT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 라고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체험에 기반을 둔 사회학자의 성공, 이라는 점에서 명확한 선을 보여줍니다. 성공하려거든 직접 겪고, 체험하고, 현장에 나가 조사하고, 몰입해라, 하지만 최우선은 가정(이라기보다는 자녀)이다,라는 아메리칸드림의 결정체입니다. (어, 아메리칸드림을 비꼬는 것이 아닙니다, 쓰다 보니 어째…). 


사회 정확히는 사람을 보는 마르타 티엔다의 관점은 분명했습니다. 마르타는 진정한 실체는 화려한 언어로 자신을 포장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맞서 행동하는데서 나온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마르타는 자신을 둘러싼 편견과 이기심에 도전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해 수치로 입증하면서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파헤쳤습니다. 다양한 연구와 저술을 통해 이민, 인종 및 사회 불평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이민자의 삶 아니 미국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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