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평소에 TV를 잘 안 보고 그다지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없는데 - 요새 나오는 예능들이 나한테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멍하니 보게 되긴 하는데 그다지 빠져드는 느낌은 없다. - 명의 등의 의학 프로그램 외에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세계테마기행이다. 사실 여행 프로그램은 많은데 다른 것들은 좀 가볍게 예능화 되었다면 그래도 이 프로그램은 역시 ebs라서 그런지 조금은 진지하게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무슨 다큐멘터리처럼 딱딱한 지식 전달 방식의 내용도 아니라서 보고 있으면 딱 내 취향에 맞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난주에는 중국 서역 - 서유기에 나오는 - 지역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에 투루판이라는 지역을 소개했다. 물론 나는 처음 듣는 곳인데 역시 중국이라는 나라가 큰 나라구나,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 동쪽의 도시들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서쪽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투루판의 멋진 자연 비경과 쏟아질 듯이 하늘에 박혀 있는 별들이 나의 또 다른 버킷리스트 장소가 되게끔 했다.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하늘이 있는 곳 하면 항상 몽골이 떠올랐고 그래서 몽골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여기도 그렇구나 싶었다.
막상 저런 지역을 실제로 가서 여행하면 몇 시간을 차로 이동하고 또 몇 시간을 걸어야 하는 고난의 행군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숙소 문제에 민감한 나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여행지일 수 있다. - 안전하고 깨끗한 호텔이 좋다. 특히나 이렇게 낯선 외국에서는 - 그래서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정제된 화면으로 보는 게 나한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다. 나이 들고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언제쯤 저 별들 속에 들어가 볼 수 있을까.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