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충격적이겠지만
고백할 게 있어
딸도
야동을
봤다!
나도 성욕이 무지 만땅하거덩
보통 남자들 성욕이
참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다 하는데
월경 전엔 나도 장난 아냐~~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어
남자들은 그 성욕을 인정받아 왔기 때문에
실컷 표현할 수 있었던 게 아닐지
우린 표현하지 말아야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억눌러진 상태가 아닐지
못 참는다고?
남자 성욕, 참기 힘든 것처럼 말하는데,
난 참을 수 있는데.
그건 그 사람이 부족한 거지
참을성이.
그리고
이성이.
그런데 난 내 성욕 어디가서 말 함부로 못 한다.
왜일까?
순결, 처녀,
그 말들이 다 뭐야
아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체'
순진무구한 얼굴로 가만히 있어야 되는 존재인거야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성욕을 표현하면
난 값싸지는 거야
정말 그렇게 쉽게 값매겨지지
어디 진열되어 있는 거나 다름없어
상품이지, 상품.
아빠
나는 '더럽혀지지' 않은 상태로 있어야 해
애초에 그걸 더럽혀졌다고 얘기하는 것도 웃겨
뭐 더러운 거 묻었나?
보고 싶어서 보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저렴하고 더러울 일인가?
왜 나만.
성욕 한번 표출했다고.
남자애들보고 더럽혀졌다고 하지는 않잖아
나도 전과 후가 다르지 않아
나도 인간으로 태어났고
성욕 만땅이니까
그게 자연스러우니까
웃긴 건
막 노래 가사 같은 데 보면
순진해보이지만
알 건 다 알고 드러낼 줄 아는 여자,
이런 거 바란다구...
그냥 입맛대로 다 맞춰줘라 이거 같아.
내 의사는 없지
그냥
사람으로 내버려둘 순 없는 건지
내 의사를 존중해주고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면 안 되는 건지
순결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한다고 싸다 소리 듣는 것도 아닌 존재
그냥 뭘 하든 아무 소리도 안 하는.
객체가 아닌 주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