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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삼류 Feb 19. 2023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포있음

에세이의 이름을한 소설

책을 만나게된 경위부터 설명하자면 짧다. 이동진 평론가님의 유투브에서 강추하시길래 읽어보았다.


제목부터 어그로가 개쩌는 부분이다. 아니 어제도 반찬으로 나온 물고기를 먹었는데 뭔 개소리? 근데 진짜 물고기는 없었다. 어그로인줄알았는데 이왜진?


책은 웬만한 소설보다 뛰어난 플롯을 가졌다.

이름에 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남자를 설명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데이비드 조던이라는 평범한 이름에 자신의 업적을 이룬 선물로  스타라는 미들네임을 가진 조던은 날 설레게했다. 뚜렷한 목표를 가졌지만 자신의 목표를 방해하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것 또한 매력적인 소설속의 주인공같았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책의 150페이지 가량?을 읽는동안...


근데 그는 쓰레기였다. 이 책은 최애에게서 탈덕하는 과정을 다뤘고. 제일 웃긴건 그 최애를 영업하면서 그 동시에 최애의 잘못을 널리널리 알리는 참된 팬의 모습까지 보여준다. 아니 좋아하란거야 말란거야ㅋㅋㅋ


나는 한동안 나의 못남에대해 슬퍼하며 항상 바나나이론을 마음에 품고다녔던 적이있다. 근데 이 책의 저자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다녔다는 점에서 나는 영혼의 짝짝꿍을 만난것만같았다. 바나나는 유전자가 하나라서 병에 취약하다. 유전가가 다양했다면 우리는 그로미쉘 바나나를 먹고있었겠지. 우리는 그로미쉘바나나를 잃었고 캐번디시 바나나를 먹고있지만 이 또한 유전자의 문제때문에 병에 취약해서 우리는 이 바나나를 또 잃을지도 모른다. (바나나는 맛있어서 다행이다... 맛없었으면 이미 사라졌을건데...) 인간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 모두가 수학을 잘하는 유전자 키가 크고 예쁜 유전자... 유전자의 획일성은 우리를 쉽게 멸종하게 만들수도있다. 예를들어 존나 고약한 바이러스가 퍼지고 대부분의 인간들이 아프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유전자 체계를 가졌기에 그 바이러스에 끄떡없는 인간들이있고 그들로 부터 해답을 찾아낼수있다. 수학을 존나못하고 뚱뚱한 내가 어딘가에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자책하지말자^^!


책의 저자는 조던의 악행중 우생학을 이야기했다. 나도 한때는 우생학주의자였다. 아니 장애가 유전될걸 알면서도 왜 낳는거지? 멍청하면 애낳지 말라고!! 그러나 나의 이 생각은 김초엽의 소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않는가를 보며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해당책 스포하지않을테니 읽으세요)  그리고 그 이후에 이책을 만나며 나는 또 한번 생각한다.

나는 무능력하고 쓸모없는 존재여서 우생학을 지지했다. 그러나 나의 짧지도 길지도않은 삶동안 나는 매 순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했다. 내가 무능력하지않고 쓸모있으며 생각보다 괜찮은사람이란건 증명하기 위해 발버둥쳐왔다. 학벌이 좋은 남자만 골라 만났던것도 내가 생각보다 무식하지않고 그들과 대화가 통하는 인간이라는걸 증명하고 싶은 마음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내게 가지는 편견들에 나는 다양한 방법으로 싸우려했다. 패배한적이 많지만 그래도 나는 싸웠고 작은 승리들을 느끼기도했다. 내 삶을 돌이켜보면 내가 못나지않았다는것에대한 투쟁들로 점철되어있었는데 우생학을 지지했다니... 그게 꽤나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니 부끄러웠다. 내가 치뤄온 모든 전쟁들을.. 나의 투쟁을 나 스스로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으니까. 잘난사람만 존재해야한다는 그 생각. 세상이 정해놓은 이상한 규격에 맞지않는 나를 욱여넣던 날들. "나는 못나지않았습니다." 저 문장을 마음속으로 품고있으면서 나는 못났으니까 태어나지않아도 되는 존재였으니까 우생학을 지지합니다라고 말하는 이 극단적인 아이러니. 나는 내 마음 깊은곳에있는 나를 몰랐고. 김초엽의 소설과 룰루밀러의 물고기가 내 마음속 깊은곳으로 데려갔다. 다시 한번 나는 외친다. "나는 못나지않았습니다. 당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이 책을 의사에게 말했다. (정신과) 의사는 내게 진짠지 가짠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똑똑하고 훌룡하다는식으로 말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책의 내용을 인용해서...  


마음속엔 파괴되지않는것이 있대요. 그건 기질같은거죠. 저는 똑똑하지않고 대단하지않아요. 근데 자꾸 그런사람이되고싶어요. 이건 파괴되지않는것같아요. 그래서 제가 힘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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