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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작가 Nov 23. 2022

20200706 월요일: 라포형성?

첫번째 입원: 20200630~20200711

주치의와 이른 면담. 아침부터 면담해서 좋았다ㅎㅎ 오늘 면담 개웃김 ㅋㅋㅋㅋ 주치의한테 기계 로봇같다고 드디어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주말동안 간호사에게 전달받은 일들도 물어 보시고, 잠이 잘 오는지, 병동에서 뭐가 힘든지 얘기할 수 있었다. 이 얘기 하면서 존나 쳐웃었다 둘다 ㅋㅋㅋㅋㅋㅋ 넘웃겨 라포 형성 되는건가?ㅋㅋㅋ 개웃겨 ㅋㅋㅋ 이 쌤이랑 이렇게 쳐웃고 있을줄 몰랐다 ㅋㅋ 진심 개웃 ㅋㅋㅋㅋㅋ 선생님한테 환자들 얘기 듣는거 힘들지 않냐고도 물어보고, 근데 쌤이 솔직하게 말해줘서 좋았다. 자기가 1년차라서, 어떻게 공감을 해야할지,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ㅋㅋ 햇병아리였네? ㅋㅋㅋㅋ 앞으로 많이 놀려줘야겠다ㅋㅋ 그래도 오늘 면담 엄청 길게 한듯.. 길게 해서 좋았다 :) 아침부터 기분이 좀 좋았음ㅎㅎ 근데 MJ가 퇴원해서 좀 허전하다..ㅜㅜ 급 우울..




벌써 의사쌤한테 역동걸린거같다 시발 ㅠㅠ 의사가 존나 당황하겠지? 1년차인데.. 얼마나 당황하겠냐.. 애써봐야지 당황하시지 않게끔.. 병원에 얼마나 있어야 하는거냐 진짜...ㅠㅠ 빨리 혜운, 랄라 에게로 돌아가고싶다. 빨리 삐약이쌤, 푸우쌤한테로 돌아가고 싶다.. 후... 주치의만 아니면 빨리 나가고싶은데.. 주치의가 좋아졌어ㅠㅠ 시발 망했다ㅜㅜ




심리면담 너무 괴롭다. 마음이 괴로워. 근데 자꾸 간호사가 나한테 괜찮아보인대;;; 안괜찮다고 시팔!!! 짜증난다 정말. 괜찮아 보이면 퇴원이나 시켜주지 썅. 진짜 곧 퇴원해도 되겠구나 나.. 주치의는 못만나겠지만 그래도..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왜캐 피곤하냐 오늘.. 자꾸 졸린다. 넘 피곤해ㅜㅜ 심리면담에서 그 xx 얘기 너무 많이 했다. 근데 심리면담 쌤 좀 불편해. 그래서 경계선이라고 생각한다는 말 안했다. 비웃을 것 같아서.




오늘은 교수님 기다리는 중... 2~3시 회진이랬는데.. 3시가 넘었는데도 안오신다ㅠㅠ 오늘 뭐 review 하신다며.. 기대중인데 왜 안오시냐 대체 왜ㅠㅠ 졸리는거 참아가며 책 읽고 있었는데 차라리 잘 걸 그랬다. 오늘 뭔가 겁나게 피곤한데.. 왜캐 피곤하냐.. 그놈의 심리면담ㅠㅠ 임상심리학자들도 힘들겠구나.. 환자들이 제대로 협조를 안하니까.. 나도 좀 미안하긴했는데 나 너무 피곤해서 어쩔줄 몰랐다ㅜㅜ 나도 이번주 퇴원하면 좋겠다. 이제 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교수님 시바 설명 개잘하네 ㅋㅋㅋㅋㅋㅋ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었던거랑도 많이 겹쳐서.. 휴... 글구 교수님도 나를 100% 경계선으로 생각하고 있나보다. 체질/ 양육환경/ 사회적 관계 이 세 가지가 모두 상호작용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라고 말씀 하셨다. 역시 나도 잘 알고 있었군.. 감정인식 기록지는 이렇게 첨부터 잘 써온 사람 처음본다고 하셨다. 칭찬들어서 뿌듯 :) 그럼, 내가 매일같이 감정을 블로그에 적는 사람인데 이 정도야 뭐. ㅋㅋ 상담 4년차, 집단 1년차 짬밥 무시 못하지 ㅋㅋ




교수님이 말해주신 경계선의 3가지 특성


1. 강한 반응성


2. 강한 지속성


3.


세번째는 자기가 생각 안난다고 다음에 알려주신다고 말함.




오랜만에 친구랑 통화했다 꺄!! 이것저것 말하고 나니 속이 시원해ㅎㅎ 전화 받아줘서 너무 고마웠다ㅎㅎ 이 공중전화 번호도 저장해놨다고 해서 기뻤다ㅋㅋ 면접 잘 됐음 좋겠군! 아버지도 나아지고 계시다니 다행이다. 빨리 나가서 친구 만나고싶다 ㅠㅠ 힝 퇴원 언제해ㅜㅜ 힝힝.




너무 시간이 안가서 치료요법실 지나가는데 27살 남자분이 같이 와서 음악들으라고 해서 갔다. 같은 병실 SY와 중학생 JK이가 무슨 말만 하면 꺄르륵 웃더라. 기분이 좋기도 안좋기도 했다. SY가 병실로 돌아와서 내게 병명이 뭐냐고 물었다. 나는 경계선 성격장애 라고 했고 SY는 응?? 했다. 그리고 이어서, 자기는 병명을 받는다는건 엄청나게 아픈거라고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병명을 받는 사람들이 조금 섬짓? 섬뜩? 하다고 말했다. 그 말이 조금 기분 좋진 않았다. ~장애 라고 진단받는거는 진짜 심각한거라고 사람들이 그랬다고;; (시팔년이ㅡㅡ)




밤에 심하게 날뛰는 여자가 하나 들어왔다. 간호사가 TV 보는 곳과 요법실에 커튼을 다 치고 우리보고 밖에 나오지 말라고 했다. 여자가 소리를 끔찍하게 질렀다. 애들 말로는 코끼리 주사 맞고 있다고... 아까 복도 지나가면서 여자가 의사, 간호사, 보호자에게 울면서 왜 입원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난리치는 걸 봤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강제 입원일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날은 주치의선생님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 주말동안에 계속 간호사에게 힘들고 불안하다고 추가약을 더 타고, 저녁약을 일찍 당겨먹고, 또 다른 동생들 얘기 들어주는거 너무 힘들다고 말했어서. 주치의가 그런 기록들을 보고 내게 물었다. 주말동안 어땠냐고.. 뭐 얘기 들어주는게 힘들었다고 쓰여있는데 무슨 일이었냐고. 그래서 내게 3시간 넘게 연애 이야기 털어놓은 아이 얘기랑 같은 병실의 SY 에 대한 얘기를 했다. 주치의 선생님 그 얘기 들으면서 되게 웃으시더라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 애들 얘기 들으면서 과거 나의 모습이 보여 반성했다고 하니, 주치의가 짜증난다 에서 그치지 않고 자기 성찰도 하셨냐면서.. 대단하다고 말했다ㅋㅋㅋ 진짜 그 애들이 지 말만 하고 쌩 하고 가버린다고... 이거 너무 하는거 아니냐고 할때도 주치의 계속 웃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얘기하면서 둘이 졸라 웃음ㅋㅋㅋ 면담 마무리 즈음에 주치의가 뭐 다른 할말이나 질문 있냐고 하길래, 내가 질문있다고 했다. "선생님은 여기 환자가 한둘이 아닌데 얘기 들어주는거 너무 힘들지 않으세요?" 하니까, 주치의가 "음.. 아직까지는 괜찮은거같아요. 근데 제가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1년차거든요.. 그래서 환자분들이 말을 하면 어떻게 공감해줘야할지, 무슨 말을 해드려야 할 지 잘 몰라서 침묵 하는 경우가 많아요" 라고 대답했다. 뭔가 이런 진솔한 대답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 ㅠㅠㅠㅠㅠ 그래서 또 주치의에게 반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년차라는 거 털어놓는것도 꽤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텐데... 일 시작한지 얼마 안됐다고 솔직하게 말해주시고... ㅠㅠ 진짜 진솔한 사람이구나 라는 믿음이 조금 생겼다.



오후엔 교수님을 뵀는데, 뭔가 너무 명료하게 설명해주셔서 좋았다. 내가 왜 이런 상태가 된건지, 내 병의 특징은 어떤건지, 그래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에 대해서 정말 명료하게 설명 해 주셔서 아~ 이래서 교수님이구나.. 싶었다. 마지막 3번째 특징을 알려주시지 않으셔서 무척 궁금했다.



저녁에 날뛰는 여자가 들어오고 처음으로 여기 정신병원이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강제입원 하는 환자의 모습을 처음보고, 코끼리 주사 맞는것도 처음보고... 조금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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