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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작가 Jan 11. 2023

20211207 화요일: 집착하지 않을 수 있던 이유

두번째 입원: 20211130~20211208

오늘 마지막 입원 주치의 진료. 40분 가량 이야기 나눔. ㅎㅎ 같은 병실 다른 사람들은 거의 뭐 5분 컷 이던데.. 나는 40분 후후. 물론 돈을 더 내겠지만 그래도 이게 더 좋다 쿠쿠. 참 여러 얘기들을 했는데, 인상깊었던 마지막 이야기는.. 주치의한테 집착하는 이야기 하면서 관계가 더 많아져야한다.. 라는 얘길 나눴다.


이번에 입원해서 주치의한테 집착하지 않을 수 있던 이유

1. 주치의 말고 다른 감정교류할 친구들이 생겨서

2. 병동의 평온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폐쇄)

3. 개방병동의 자유 (폰, 산책)

4. 집착하는 부분의 성격적 특성이 나아짐


여튼 쌤은 나보고 안좋은 부정적인 것만 귀신같이 찾아낸다면서도 그래도 같이 얘기하니까 긍정적인것도 있지 않냐고 말했다. 템플스테이랑 친구 Y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는 많이 웃었다. 친구 Y에게 먼저 연락해서 내가 삐쳤었다!! 하고 말했다고 하니, 주치의가 막 웃으면서 엄지척 -! 을 했다 ㅋㅋ 그럼서 나보고 유머로 대처하는게 참 멋지다면서 배워야겠다고.. 자기도 삐쳤을 때 써먹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놀라서 쌤도 삐치면 잘 표현 못해요? 하니, 그럼요~ 하고 말해서 놀람 ㅋㅋ 정신과 의사도 사람이구나 ㅋㅋㅋㅋ 글고 다음주.. 죽기로 예정한 날짜가 다가오고 있어 무섭다며.. 담주 수요일에 한번 더 만나자고 요청했다. ㅎㅎ


폐쇄 vs 개방 얘길 하면서는 어제 잠깐 찾아온 ㅅㄱ씨 얘기가 나왔고 주치의는 그렇게 친해진 친구가 있었냐며.. 놀랐고 병동에서도 이사람 저사람이랑 같이 산책하는걸 봤을때, 내가 친화력이 좋은 사람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휴.. 잘 모르겠다. 상황이나 사람, 분위기에 따라 확연히 다르다는 말밖엔 못하겠는 부분이라.. 걍 웃어넘겼다.


또 잠깐의 산책을 마치고.. 교수님 기다리는 중인데 오늘은 뭐 딱히 얘기할거리가 있는지 모르겠네.. 오늘은 5분컷? ㅋㅋ 진짜 노기대다 노기대 ㅋㅋ ㅅㅁ씨는 그렇게 챙기면서 나는 자기환자 아니다 이거지 뭐 ㅋㅋ 상관없다. 주치의 애정만 받으면 된다! 오늘 하루도 벌써 또 지나가고 있네... 하... 템플스테이 슈발 ㅋㅋㅋㅋㅋㅋㅋ (템플일화: 엄마가 나 입원해서 사라진걸 템플스테이 간줄 착각하고 오빠한테 나 템플갔다고 말함 ㅋㅋㅋㅋㅋ) 미친 템플 ㅋㅋㅋㅋㅋ 친구도 그 얘기 듣고 빵터짐 ㅋㅋㅋㅋ 아까 주치의는 엄마가 나 입원하는걸 알고 있는거 아니냐고 하더라? 오잉?? 그런 생각은 안해봤는데.. 괜히 놀랐다.. 으어 설마아-!! 엄마처럼 나한테 관심없는 사람이 말이야.



아 그래도 오늘의 기분상태는 양호한 것 같다. 아까 주치의랑 길게 얘기 나누고 조금 나아졌다. 긍정적인 것을 같이 찾고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역시 주치의 너무 잘해.. 진짜 잘해 ㅋㅋㅋㅋㅋ 주치의 포동포동, 토실토실 하다고 하는 사람들 왜캐 많냐 ㅋㅋ 넘 웃기당. ㅅㅁ씨도 그랬고, 옆 침대 사람도 그랬고 ㅋㅋㅋ 개웃김. ㅅㅁ씨가 저번에 우리 주치의 곰돌이 푸 닮았다고 ㅋㅋ 듣고보니 그럼... ㅋㅋ 주치의 별명 푸우 ㅎㅎ 왜캐 주치의에 대해 생각하고 관찰하고 쓰는게 재밌냐? ㅋㅋ 진짜 개잼있어.. 나는 역시 사람 관찰을 되게 좋아하나봐 ㅋㅋㅋ


교수님은.. 나를 믿는다고 했다. 나는 잘 모르겠다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역시나 교수는 그 말 조차도 흘려 듣는듯 했다. 갑자기 열이 받으면서 복수심이 올라왔다. 정말 죽어서 복수하겠단 마음 말이다. 정말 나는 윗대가리들 한테 뭔가 앙심이 있나보다. 집단리더, 팀장, 교수... 이런 윗대가리들한테 이러는거 보면 확실히 말이다. ㅜㅜ


병원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 ㅇㅅ언니랑 한참 얘기중 ㅎㅎ 언니랑 수다떠는거 넘 재미떠.. 마지막 날 밤이라고 또 잠도 잘 안오고 그러네.. 오늘 잘 수 있을까? 아까 아빠와서 책이랑 빨랫감이랑 우산까지 다 돌려 보냈다. 아빠랑 한참 걸으면서 수다 떨다보니, 집에 돌아가고 싶더라 ㅋㅋ 그래도 내일이면 퇴원이니.. 근데 입원비 얼마나 나오려나.. 덜덜 떨리네ㅜㅜ 내일은 특식 신청했으니, 일찍 일어나서 머리감고 밥먹어야겠다. 오늘의 마지막 밤은 ㅇㅅ언니랑 연락하다 끝나네 ㅋㅋ 곧 자야지, 벌써 10시다! 10분 후 잠자기. 내일이면 상담쌤도 만날 수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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