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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가족의 D-2

까칠한 가족

by 까칠한 펜촉

2024년 학기를 마무리하고 2025년 학기를 준비하는 두 달간 우리 4명의 가족은 함께 지냈습니다.

아빠의 퇴사와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기간과 두 아이들의 방학 기간이 겹쳤죠.


아빠가 집에 죽치고 앉은 모습에 걱정할 것 같아 밖에 나가 있으려다,

이놈의 집돌이 아빠는 차라리 아들 방에서 메뚜기 신세를 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원래 아내 바라기, 애들 바라기여서 혼자 뭘 하는 걸 잘 못합니다.)


내일('25년 3월 3일)이면, 고 3이 되는 딸아이는 기숙사로 돌아가고,

모레('25년 3월 4일)부터 아빠는 새로운(실제로는 전전직장) 회사로 첫 출근을 하고, 아들은 초등학교 최고 학년으로서의 첫 등교를 하겠죠.


아내가 늘 얘기하 듯, '우리가 바라는 일상적인 모습'으로 우리 가족은 되돌아갑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 다시 제가 직장을 퇴사하여 새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에 이르면 그때는 지금과 아주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는 그 시간이 아주... 아주 많이 늦었으면 합니다.)


큰 아이는 그때는 어른이 됐을 겁니다. 작은 아이는 청소년이거나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있겠죠.


지금도 믿기지 않는 사실 중 하나는 제가 50대가 됐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이 만큼 컸는데도 제 마음은 아직 20대에 머물러 있거든요.

거울을 보면서, 조금만 관리하면 더 젊어질 거란 착각을 또 합니다.

아이들은 크는데, 제가 나이 들지 않는 건 있을 수가 없는 거겠죠.


어쨌든, 내일 큰 아이를 기숙사에 보내고 모레면 우리 가족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저, 일상으로요.


그런데, 마치 헤어지는 것처럼 마음이 섭섭하고 휑한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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