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탐구 보고서
지금보다 더 나은(직장, 사회적 지위, 인간관계/동료, 경제력, 만족감) 삶을 위해 좋아하는 것 중 하나를 없애고 싶은 것이 있다. 그리고, 절대로 불가능하지만 과거로(태어날 때도 괜찮고, 20살 때도 괜찮다.) 돌아가 내 기호와 습관 중 단 하나를 그 반대로 돌릴 수 있다면 그러고 싶은 게 있다.
음주, 술이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것치고는 나는 술을 참 좋아했다.
조부모님이나 부모님 모두 음주를 하지 않으시기에 3代만에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첫 자손이 된 셈이다.
목사를 목표로 어린 시절을 보내온 것 치고는 헤비메탈 음악에 너무 심취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했지만 다윈의 자연선택설, 진화론이 더욱 그럴듯해 보였다.
교회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나는 그들을 존중하지 않았으며,
잠시 모교회를 떠나 친구들과 새로운 교회를 다녔을 때 유난히 날라리 같이 보였던 내게 냉담한 눈빛을 보냈던 교회 어른들이 실은 가장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에 합격한 게 나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내게 보였던 모습을 보면서 교회는 하나의 잘 포장된 소규모 커뮤니티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결론을 내었다.
어린 시절을 지배하던 종교에서 멀어지면서 나는 술과 술자리를 즐겼다.
술 자체는 죄가 없다.
그리고, 젊은 적 술자리는 대부분 행복감을 주었다.
새로운 사람과 쉽게 만나고, 쉽게 친해졌다.
젊은 사람들의 음주 후 실수는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전개되기도 하기에 술자리는 인간관계에 있어 어떤 변수, 변주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음주 습관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이상을 느끼거나 힘들어하거나 후회를 하거나 문제 시 한 적은 없었다. 물론, 가끔씩 개운치 않은 기억을 남기긴 했다. 너무 과격하게 행동을 했거나 평소 같았으면 하지 않았을 욕설을 하기도 했다. 가끔 언쟁이 붙으면 상대편을 몰아세우고 나보다 약하거나 '언젠가 한 번만 내게 걸리면 가만 두지 않으리라' 하고 마음먹었던 상대라면 어떤 주제라도 언쟁으로 몰고 가 그가 가진 지식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쓸모없는 것인지.. 그리고, 그런 견해를 가진 인간이라면 얼마나 별볼 일 없는 인간인지로 몰아세우는 걸 즐겼었다.
그래도, 이런 정도는 젊은 날의 치기 어린 행동 정도로 이해해 줄 수 있다. 인생의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과 그 결정의 상황에서 술로 인해 실수하고, 그 실수를 수년간 후회하게 된 지금에 비하면 말이다.
대개, 무언가를 좋아하면 그 무언가로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술과 술자리도 그렇다.
그렇다 보니 수천, 수만 번의 술자리를 거듭하면서 내가 스스로에게 혹은 상대에게 혹은 불특정인에게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하는 것처럼, 반대의 경우에 내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경험하게 된다.
내가 가해자였던 처지에서 술김에라는 익스큐즈를 했던 것처럼 반대의 상황을 겪고 보면 내가 이미 했던 실수롤 '술김에 한 실수'라고 결코 가볍게 말할 수 없음을 안다.
행복이라는 중요한 목적을 다루면서,
한편 내가 지금보다 더 행복한, 만족한, 안정적인 삶을 살기 위해 단 하나의 아이템(기호, 습관, 취미 등)을 버려야 한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혹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지금이라도 이것만은 고치자, 버리자 하는 것... 술, 음주 습관은 이제는 그 마음가짐으로 단단해져야겠다.
술보다 좋은 것은 책이다.
이미 알고 있다.
하나님은 아마도 내가 자신을 버린 벌로 술을 기호, 습관, 취미로 주지 않으셨을지.
그러나, 지금이라도 나의 행복, 삶의 만족, 미래의 안정을 위해 반드시 이것만은 끊어내야겠다는 마음의 다짐이 든다.
- 까칠한 펜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