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탐구 보고서
3대 행복 고전이라 불리는 '아주 오래된 행복론, 알랭(에밀 오퀴스트 사르티에)'에서는
행복을 기다리지 말고 찾아 나서라
라고 한다. 이는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열과 성의를 다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행복하려면 그에 맞게끔 노력하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행위나 태도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고려하여 그 행위와 태도에 집중하고 몰입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는 어떤 것을 할 때 행복한가?
나는 내가 계획한(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그에 따른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올바르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고 최소한 내가 계획한 일들은 내 삶이나 내 주변인들에게 좋거나 옳거나 합리적인 과정과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늘 계획하지만, 그 계획을 실천하여 성취하는 것은 부족하다. 그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때문에 오히려 불안, 걱정, 후회, 번민 등의 부정적 감정이 들기도 하지만 때때로 그 부정적 자기반성의 감정은 연민보다는 다짐과 욕구로 다시금 번져간다. 그게 어쩌면 내가 가진 좋은 감정의 소화력일 수도.
오늘 주말 아침.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새벽 기운을 만끽하다가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러닝을 했다. 눈앞에서 부서지는 아침 햇살이나 눈가를 스치는 푸른빛이 너무나 좋았다. 오래 달릴 수 없는 체력을 느끼는 그 자체도 좋았고, 그 느낌이 연장되어 내 심장을 더 강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묘한 기대와 셀렘도 있었다.
아침에 나온 신선한 식빵을 사서 반환점을 돌아 집에 온 후 상쾌한 샤워하고 수프를 만들어 작은 아이와 소소한 아침 식사를 했다. 다음 주까지 다 읽기로 마음먹은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을 읽었다. 행간의 내용 중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마킹한 후 속도를 좀 더 내었다.
점심 식사도 내가 준비하기로 했다. 밀키트로 사 왔던 제육볶음에 곁들일 채소를 씻고 자르고 정성스럽게 볶았다.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즐겁게 식사를 했다. 가족이 함께 모여서 하는 식사 자리는 늘 즐겁다. 특별히 시끌벅적하지 않아도 든든한 느낌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
고 3 큰 아이를 학원에 보내주고 집에 와서 작은 아이와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했다. 우리가 승리했다. 6연승이다. 중간중간 '정의란 무엇인가'의 반환점을 돌아 7분에 4지점에 도입한다. 목표를 이루기에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평범한 일상 같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까지 오늘 내가 마음먹고, 계획했던 일이다.
특별한 성취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하기에는 좋은 쉼표가 될 수 있다.
소소한 행복 가운데 한 가지.
내가 하려 했던 것을 단지 하는 것.
'단지, 계획을 실천하는 것' 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 까칠한 펜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