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을 잃었던 것은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와
정말 의식이 없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중첩된 것 같다.
기억을 잃고 병원에서 눈뜨기까지,
그리고 중환자실에서도 듬성듬성 기억이 끊겨 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기억이 나는 것도 순서가 다르기도 하다.
먼저 했던 것과 나중에 한 것의 구분이 모호하기도 하다.
기억을 다시 더듬어 찾는 것이 약인지 독인지 확신을 할 수 없지만,
이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만약, 가족이 동일하게 쓰러지고 일어나 물어본다면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다.
"들을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말해. 그때는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어."
뭔가를 숨기는 것, 그것이 더 큰 불안을 가져올 수 있으니까.
나는 아내와 기억의 퍼즐 조각을 맞추어 가는 것이 은근히 새롭고 좋았다.
어쩌면 중환자실을 나와 아내와 이야기하고 있는 그 시간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누락된 기억이 더 있겠지만 추가로 인하지는 않았다.
큰 그림은 모두 맞추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