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후 방문한 곳 중 하나는 정신의학과였다.
아내는 불안감으로 인해 많이 힘든 상태였다.
그리고 나도 태연해 보였지만,
혹시 모르는 마음의 병이 있을까 하여 같이 다니게 되었다.
술도 많이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던 나에게
이런 병이 찾아온 것이 스트레스 때문일 수 있다는 것도 한몫하였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상담 내용이 일일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와 관련된 진단을 하기 위해서
기기로 뇌파를 재는 것을 진행하였다.
아무래도... 한참을 회사에 가지 않았기에 스트레스 지수가 높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전에 회사에서 상담을 받았을 때는,
그림을 그리며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그때 그린 그림은... 아주 굵은 비가 내리는 들판에 사람 하나 가지가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외로이 서 있는 그림이었다.
기억나는 것은 내리는 비의 표현이 굵고 많을수록 강한 스트레스를 의미한다고 했다.
아무튼 그림을 그려서 파악하거나 그런 과정은 없었고
오롯이 이야기만 계속하였다.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의사도 나의 상태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에 대한 것을 많이 물어보았다.
특히, 나보다 아내가 먼저 진료를 받은 경우에 더욱 그랬다.
나에게 불안했던 것은 단 한 가지.
아내의 마음이 너무 다쳐서 회복이 안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의사와 아내에 대한 걱정만 나누다가 진료를 그만두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