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바라보는 이유

특수부대 아빠, 육아전쟁에 뛰어들다

by 리드브랜딩

육아를 하면서 변한 내 모습 중 하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주변을 살피며 다니는 일이 많지 않았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늘 스마트폰 화면을 보거나 앞만 보고 바쁘게 걸었다. 하지만 육아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달라졌다. 주변의 사물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길가의 가로수, 벤치에 앉아 있는 노인, 웃으며 뛰어노는 아이들, 그리고 같은 부모들과의 짧은 인사. 나는 점점 더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상호작용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놀이터에서 아이를 지켜보던 중 나는 문득 한 엄마를 보게 되었다. 그녀는 유모차를 밀며 천천히 걸었다.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조용히 자고 있었고, 그녀는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을 응시하는 그 눈빛 속에는 무언가 깊은 감정이 서려 있었다. 피곤함일까, 여유일까, 아니면 갈망일까?


그 모습을 보던 나는 문득 깨달았다. 어느새 나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왜 하늘을 보고 있는 걸까?


그 순간, 하늘 위로 새 한 마리가 날아갔다. 자유롭게 날개를 펼치며 높이 날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날아가는 새를 보며, 나는 순간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 새가 부러웠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저 새는 나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나는 지금도 놀이터에서 아이가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하늘을 본다. 새하얀 구름이 둥실 떠다니는 하늘을, 끝없이 펼쳐진 저 광활한 공간을.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는 동안 가슴속 어딘가에 막혀 있던 것이 잠시나마 풀리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곧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아이의 웃음소리, 다른 부모들의 대화, 그 속에서 다시금 육아의 틀 안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단순한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놀이터에서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들, 특히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의 시선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아이를 돌보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나처럼.


그렇다. 우리는 자유를 갈망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에게 아이는 세상의 전부다. 사랑하고, 보호하고, 돌봐야 하는 존재다. 하지만 육아는 자녀에게 나 자신을 100% 헌신해야 하는 과정이다. 나를 위한 시간은 없다. 나의 오감은 온전히 아이를 위해 사용된다. 끊임없이 아이가 안전한지 살피고, 아이의 기분을 살피고, 아이가 먹을 것, 입을 것, 놀 것까지 모든 감각과 신경을 쏟아야 한다.


그러다 문득,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예전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나는 여전히 나로 존재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자연스럽게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하늘을 바라보면 순간적으로나마 육아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 저 넓은 하늘처럼 나도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그 자유는 짧다. 아이의 손이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아빠! 나 그네 밀어줘!”라는 목소리에 현실로 돌아온다.


그렇다고 육아가 싫은 것은 아니다. 아이를 사랑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행복하다. 하지만 육아는 때때로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내가 없어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곧 깨닫는다. 나는 존재하고 있고, 나의 존재는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오늘도 놀이터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이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는 단순한 갈망이 아니라, 내가 부모로서, 나 자신으로서 균형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육아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져 간다.


육아를 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말하고 싶다. 혹시 당신도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하늘을 통해 자신을 찾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육아라는 긴 여정을 걸어가고 있다. 하늘을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마저도 우리에겐 소중한 휴식이 된다. 그러니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멈추지 말자. 그것이 우리가 육아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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