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매일매일 가슴뛰게 하는 Dancing queen.

by 호두


European jazz trio. Dancing Queen


누구에게나 루틴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는 너무 일상이 불규칙적이예요.", "습관이란게 없어요.", "아침마다 혹은 저녁마다 버릇처럼 하는 것이 없어요.", 라고 한다면 그건 자기 자신을 제대로 못 본 것이 분명합니다.


저도 근래엔 그랬습니다. 자주 들어가보는 블로거의 일상을 보다보면 계속해서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저는 이렇다할 습관이란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까지 생각해보니 내심 '너무 발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습관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하자니 또 고리타분한 생각이라는 결론에 미치게 되었습니다. 습관에 대한 서적을 보거나 강연을 듣다보면 매우 쉽게 습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자고 다짐하지만, 습관이 형성되기엔 실로 그에 반대되는 노력이 또 필요하죠.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흘리다보니 갑자기 깨달은 습관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곡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가볍고 쉬워서. 마치 공기를 마시고 내쉬는 자연스러움 같아서 잊고 있었습니다. 아침마다 이 곡을 틀으며 사과를 하나 깎아 4살짜리 아들에게 반쪽, 아내에게 반쪽, 그리고 또 하나의 사과를 씻어서 껍질채로 씹으면서 이 음악을 항상 틀었던 것입니다. 사과를 접시에 내놓으면 자던 아들이 깨어나 눈을 부비고 사과를 먹고, 뒤늦게 아내도 일어나 사과 반쪽을 먹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지 4년이 지났다는걸 몰랐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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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반 호벤, 로이 다쿠스, 마크 반 룬 / 트리오의 앨범 <Dancing Queen>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음악은 대체로 가볍습니다. 여러분은 재즈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직도 듣기 어려운 음악이라 생각하시나요. 재즈 피아노의 거장 빌 에반스는 '항상 순수한 감정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재즈는 연주자 중심이 되어서도 안되고, 음악을 판단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연주하고 들어서도 안된다는 뜻이겠지요. 오로지 감수성을 위해 음악은 존재해야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빌 에반스의 의견에 저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저는 재즈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다짐한 이상 마니아틱한 음원들을 안들어볼 수가 없는데. 가장 쉬운 예로, 재즈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을 들을 때의 느낌입니다. 도무지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던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음반은 정이 안가는 겁니다. 유명한 것도 모르겠고, 귀에도 안 닿고, 이런 고욕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럴때면 귀를 좀 평안하게 하고 싶단 생각에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로 눈길을 다시 돌리곤 합니다. 비로소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넓이는 행위는, 생소한 음악과 아티스트를 많이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원초적인 '즐거움'으로의 환기도 필요하다고요.


저는 오늘 아침도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Dancing queen>을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아침에 들은 음악은 어떤 곡인가요? 졸린 눈을 비비고, 또는 출근길에 발걸음을 옮길때 비트가 강하고 신나는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도 많겠습니다만. 근래 오전에 미용실을 갔더니 마냥 클럽음악처럼 신나고 활기찬 음악을 트는 것이 아니었더군요. 잔잔한 재즈음악 혹은 클래식으로 미용실도 오전을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비로소 잔잔하고 친숙한 음악으로 여러분도 하루를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재즈음악이 고요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Baby Jazz Shark>. 아기 상어가 재즈로 춤을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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