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자의 마음가짐
아이가 아이스크림 봉지를 뜯는다. 쉽게 안 뜯겨서 안간힘을 주다가 봉지를 떨군다. 나는 "괜찮아, 아빠가 응원할게."라고 말은 했는데 답답해 죽겠다. 그래도 손 하나 안가고 기다린다.
종이접기를 한다. 요즘은 고난이도의 종이접기 교재가 많다. 비행기부터 팽이, 무기 만들기 종이접기 교재를 보면 초등 고학년이 겨우겨우 접을 난이도의 책들이 있는데, 이걸 보며 유치원생이 끝내 하겠다고 눈빛이 남다르다. 낑낑거리는 걸 옆에서 지켜보다가 한숨을 푹 쉬며 끝내는 내가 다 접어준다.
볼링장에 처음왔다. 아빠도 처음이고 아들도 처음이다. 미성년자 볼링 라인이 따로 있노라니 양 옆에 구덩이를 막는 철봉이 설치되어 있다. 아빠도 땀을 흘리고 아이도 땀을 흘린다. 그렇게 부자지간은 열심히 볼링을 해본다.
누구나 처음이 있다.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아빠인 나는 알다가도 매번 망각하는데, 도와줄 때도 있고 지켜봐 줄 때도 있고, 갈팡질팡하다가 자리를 뜨는 때도 있으며, 열 받으면 화를 내기도 하고, 아빠인 나도 못해 당황할 때도 종종있다. 모든 일들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일관성있게 행동하면 좋겠는데 맘처럼 되지 않아 오밤중에 후회를 하기도 한다.
결국 타협한다. 도와주는 날도 있고, 같이 하는 날도 있고, 지켜봐주는 날도 있는 걸로. 그러나 한 가지는 명심한다. 이성을 잃고 버럭 화내는 날은 없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