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좌경정산(獨坐敬亭山)>
뭇 새가 높이 날아 사라지고
외로운 구름도 유유히 흘러 떠나가네.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어지지 않는 것은
오로지 경정산 뿐이구나.
衆鳥高飛盡, 중조고비진,
孤雲獨去閑。고운독거한.
相看兩不厭, 상간양불염,
只有敬亭山。지유경정산.
* 경정산敬亭山: 안휘성安徽省 선성현宣城縣 북쪽에 있는 산이예요.
천보天寶 12년(753년), 이백은 경정산에 홀로 올라 생각에 빠졌어요. 높이 날던 뭇새들도 멀리 사라지고, 한 줄기 외로운 구름마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백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백은 육조六朝 시기 유명한 시인 사조謝眺를 흠모했어요. 사조가 즐겨 올랐다는 경정산에 올라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아마도 자신의 우상을 생각하며,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것 같아요.
옛 시에서 ‘고운孤雲’은 타향살이를 하는 사람의 외로움을 비유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 될 진(盡)’과 ‘막을 한(閑)’에서 우리는 이백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외로움 분위기 속에서도 이백은 분위기를 확 바꾸는 재주가 있는 듯해요. 가족처럼, 친구처럼 경정산을 인격화하여 서로 바라보며, 말도 주고받았어요. 혼자서도 이렇게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드네요. 사물을 의인화하여 친구가 되는 것은 이백이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의 하나인 것 같아요.
외롭게 남겨진 시인은 자기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경정산을 바라보며 스스로 위로했어요. 어쩌면 경정산은 이백에게 있어서 자아 회복의 장소, 휴식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뭇 새들은 제각각 제 갈 길을 찾아가고, 남은 구름 한 점마저 저 멀리 떠나가려고 하는데, 이백은 경정산에 올라가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의 평정심을 되찾고 소망을 품었어요.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자신만의 회복의 장소를 찾으면 좋겠어요.
이백이 왜 홀로 경정산에 올라갔을까요?
이백은 육조六朝의 시인인 사조謝眺 464~499를 흠모했어요. 사조가 선성宣城의 태수太守로 있을 때 경정산을 자주 갔다는 것을 듣고, 이백도 경선산에 여러 번 올라갔어요. 이백은 일생동안 선성에 7번이나 갔다고 해요.
장안에서의 관직을 버리고 떠난 지 10년이 되니, 여러 곳을 전전하며 돌아다니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앞에 놓인 현실에 불만이 커졌어요. 뜻을 펼치지 못하는 답답함을 경정산에 올라 풀어내려고 한 것 같아요.
獨: 홀로 독
坐: 앉을 좌
敬: 공경할 경
亭: 정자 정
山: 뫼 산
衆: 무리 중
鳥: 새 조
高: 높을 고
飛: 날 비
盡: 다할 진
孤: 외로울 고
雲: 구름 운
獨: 홀로 독
去: 갈 거
閑: 한가할 한
相: 서로 상
看: 볼 간
兩: 두 양
不: 아닐 불
佛: 부처 불
厭: 싫을 염
只: 다만 지
有: 있을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