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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차이 Oct 22. 2023

16. 공자도 젊은이를 두려워할 만하다 하셨으니

<상이옹(上李邕)




⦾ 이옹에게 올리며


대붕은 하루아침에 바람의 힘을 받아 일어나서

회오리바람을 타고 곧장 구만리를 올라가네.

설령 바람이 멈춰 간혹 아래로 내려오더라도 

여전히 날개로 바닷물을 날려버릴 수 있다네. 

세상 사람들은 나를 늘 특이하다고 여기니

내 호언장담을 들고도 모두 비웃기만 하네. 

공자도 젊은이를 두려워할 만하다고 하셨으니 

대장부라면 어리다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네.


⦾ 上李邕 상이옹

 

大鵬一日同風起, 대붕일일동풍기,

扶遙直上九萬里。부요직상구만리.

假令風歇時下來,가령풍헐시하래, 

猶能簸却滄溟水。유능파각창명수,  

時人見我恒殊調, 시인견아항수조,

見余大言皆冷笑。견여대언개랭소.

宣父猶能畏後生, 선부유능외후생, 

丈夫未可輕年少。장부미가경년소. 



⦾ 더 알아볼까요?

* 부요扶搖: 큰 회오리바람으로, 위로 솟구쳐 오르는 힘이 있는 바람이에요. 

* 창명滄溟: 큰 바다를 말해요.

* 선부宣父: 당 정관貞觀 11년(637년)에 조서를 내서 공자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선부라고 부를 것을 공포公布하였어요. 




⦾ 낭만 읽기


나다움에 대한 시 



이 시는 개원開元 8년 유주渝州, 지금의 중경시重慶市에서 썼어요.


이백이 유주로 갔을 때 그곳에서 자사刺史라는 관직을 맡은 이옹李邕을 뵈러 갔어요. 이옹은 당나라의 유명한 서예가이자 문장가예요. 시 속의 장부丈夫는 고대 남자들에 대한 통칭으로 여기서 이옹을 말해요. 

이백은 이옹의 추천을 받아 정치적 포부를 펼치려고 했으나 비웃음만 샀어요. 이옹은 이백이 격식을 차리지 않고 이야기를 늘어놓자 젊은 사람이 너무 자만한다고 했어요. 이에 이백은 불만을 품고 그 자리를 떠나면서 이 시를 지었어요. 이백은 이처럼 용감하고, 자신만만했으며, 세속을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장자·소요유庄子·逍遙游》에 따르면, 대붕大鵬은 북극 바다의 곤이라는 큰 물고기가 변신한 큰 새라고 해요. 날개를 펴면 구름과 같이 태풍이 불고 남극 바다 천지로 가는데, 그 물보라가 삼천 리나 튀고, 구만리를 올라간다고 해요. 장자는 대붕을 자유의 상징으로 보았어요. 


어린 시절부터 큰 꿈을 갖고 있었던 이백은 도가道家 철학의 영향을 받아 낭만적인 상상을 펼치기를 좋아하고, 포부가  컸어요. 이백도 장자처럼 자신이 회오리바람의 힘을 입어 하루 만에 구만리를 솟구쳐 오를 수 있는 대붕이라고 생각했어요. 외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날개를 활짝 펼치면 바닷물이 튕겨 오르게 할 정도의 힘이 있으며, 넓은 바다를 흔들 수 있다고 자신했어요.   


이백은 대붕을 통해 하늘을 나는 웅대한 뜻과 세상을 위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출세하고자 한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요. 그리고 공자님마저도 젊은이들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고 하였는데, 하물며 이옹이 공자보다 더 견해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냐고 당당하게 말했지요.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요?



여러분도 이백처럼 꿈을 가지고 있나요? 사람들이 나의 꿈을 하찮다고 비웃거나 무시하더라고 꿋꿋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요? 


이백은 이 시에서 다른 의견을 갖는다고 해서 배척하는 것이 아닌 수용할 수 있는 큰 배포가 있어야 함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편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가 다른 사람을 편견을 갖고 보면 안 되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할 말을 당당히 하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이에요. 

여러분도 나다움이 어떤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요.





⦾ 에피소드 · 공자와 후생가외 


《논어· 자한論語·子罕》에 아래와 같은 말이 있어요.


후생가외 後生可畏

젊은이를 존중하라, 


언지내자지부여금야 焉知來者之不如今也?

그들의 미래가 어찌 우리의 현재보다 못하리라고 하겠는가?


여기에서 우리는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말을 떠올릴 수 있어요. 공자님 말씀처럼 젊은 세대는 쉽게 선배를 능가하므로 경외할 대상이기도 해요. 

중국인은 큰 포부나 호방한 기개를 말할 때 ‘붕정만리鵬程萬里’라고 표현해요. 대붕이 만 리를 날아갈 정도의 큰 포부 말이에요.




⦾ 한자  알아보기


上: 위 상 

李: 오얏나무 이

邕: 화할 옹

大: 큰 대

鵬: 대붕 붕

一: 한 일

日: 날 일

同: 한가지 동

風: 바람 풍

起: 일어날 기

扶: 도울 부

遙:멀 요

直: 곧을 직

九: 아홉 구

萬: 일만 만

里: 마을 리

假: 거짓 가

令: 하여금 령

歇: 쉴 헐

時: 때 시

下: 아래하

來: 올 래

猶: 오히려 유

能: 능할 능

簸: 까부를 파

却: 물리칠 각

滄: 푸를 창

溟: 어두울 명

水: 물 수

人: 사람 인 

見: 볼 견

我: 나 아

恒: 항상 항

殊: 뛰어날 수

調: 고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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