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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Mar 15. 2018

아픔이 길이 되려면

아픔은 기록되어야 한다

길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 처음으로 길이 아닌 곳을 헤치며 걸어 올라갔고,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다니면서 길이 아닌 곳은 길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 <인간 증발>에 이어 김승섭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었다. 세 책 모두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을 꼬집으며, 사람들의 가난, 실패, 아픔을 이야기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먹먹해지고 뒷맛이 쓰다. 어찌할 수 없는 한계의 벽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승섭 교수는 아픔이 기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동아시아, 2017



아픔이 기록되지 않았으니 대책이 있을 리도 없었겠지요. ...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억되지 않은 참사는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책 본문 중)



우리에겐 아직도 아물지 않은 세월호의 상처가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 아픔을 어떻게 기록했을까? 저자는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기억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기억되지 않은 참사는 반복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후약방문'이란 말이 있다.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일을 그르친 뒤에 아무리 뉘우쳐야 이미 늦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늦게라도 처방전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달라지는 건 크게 없다.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만연해 보인다. 어디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일을 해나갈 수 있을까?


김승섭 교수가 남긴 말에서 희망을 엿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상처받는 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 활동을 하다 보면, 내가 '상대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도 분명히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 거예요. 그리고 '우리 편'에게서 받는 상처가 훨씬 더 아플 수도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그 상처로 인해서 도망가지 말고, 그것에 대해 꼭 주변 사람들과 용기를 내서 함께 터놓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경험으로 간직하세요.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자꾸 되새김질을 하고 자신이 왜 상처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하잖아요. 아프니까. 그래서 희망은 항상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있어요. 진짜예요. (책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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