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누구나 희망퇴직원을 제출할 수 있지만, 회사의 사정으로 거절할 수 있다는 독소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가려받겠다는 것 아닌가? 여기에 왜 "희망"이란 단어가 포함됐는지 의아할 뿐이다.
어떤 사람은 그만두고 싶지 않지만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고 퇴직원을 냈다. 또 어떤 사람은 그만 두고 싶지만, 당신은 대상자가 아니니 내지 말라는 통보를 받고 아쉬움만 커졌다.
나가고 싶은 사람은 대상자가 아니라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을 부러워하고,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은 남아 있는 사람의 일자리를 부러워했다.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 하는 아니러니.
요새 회사 분위기가 젖은 솜이 따로 없다. 햇볕이 비치지 않아 물이 마르지 않은 채로 젖어있는 축축하고 무거운 분위기. 일을 하는 사람은 없고,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하다.
자기 긍정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느껴진다.
첫 직장에서 10년 애착도 많았는데, 이제는 떠나야 할 시기인가 보다.
두 발아! 날 좋은 곳으로 데리고 가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