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통의 연속이기 때문.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고통의 산을 하나 넘으면 그보다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는게 인생이다. 노홍철이 무한도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인 노량진 단과학원을 찾아 사람들에게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여러분 이게 끝나면 다 편해지고 끝날것 같죠? 아니에요 이게 끝나면 더 큰게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게 인생이에요."(워딩은 정확하지 않고 뉘앙스만 살렸다) 산넘어 산이 있는게 인생이다. 그래서 삶은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가 없으면 의미라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고통이라는 산을 힘겹게 넘어갈 때마다 지쳐 나가떨어질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그 사실을 알기에 노홍철은 늘 "좋아 가는거야!"를 외치며 즐겁게 살려고 애쓰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삶의 재미 또는 의미를 찾아갈 수 있을까?
(글이 길어 질 수 있으니 이번편엔 의미말고 재미만 이야기해보자.) 우리는 어떤 때 재미를 느낄까? 좋아하는 일을 할 때(볼 때/들을 때 등) 재미를 느낀다. 그래서 인생에서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건 중요하다. 이렇게 말하면 자연히 그럼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 발견하는가라는 질문이 뒤따른다. 사실 이 것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건 불가능하다. (일단 이렇게 밑밥을 깔고!) 그래서 예시를 들어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생각해 보자. 떠오르는게 있다면 그 음식을 왜 좋아하게 됐을까를 생각해보자. 우연찮게 먹어봤는데 입맛에 맞고 맛있어서 좋아하게 됐을수도 있고, 이 음식을 먹고 나니 스트레스가 풀려서 좋아했을 수도 있다. 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은 분위기가 기억나 좋아했을 수도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들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결국 그 음식을 먹어봤다는 것이다. 누구도 먹어보지도 않고 그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에게 듣거나 어딘가에서 본 간접경험 만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결국 내가 직접 먹어봐야 한다. 경험해봐야 한다. 좋아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음식이 일로 바뀌었을뿐 동일하다. 좋아하는 일은 결국 자신이 해본 경험 내에서 결정된다.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데 다양한 경험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앤절라 더크워스는 『그릿(Grit)』(비즈니스북스, 2016)에서 좋든 싫든 관심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를 겪는다고 했다. '옳은' 일 또는 '최선'인 일이 아닌, 그냥 괜찮아 보이는 방향을 정해 시작 해보라고 조언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경험의 깊이다. 한 두번 경험해보고 이 건 내가 좋아하는게 맞아 아니야를 결정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생각한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나쁘다고 판단하는게 일반적이니까.) 경험수집잡화점을 운영하며 체감적으로 얻은 수치는 적어도 2주에서 4주는 꾸준히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글을 써보고, 그림을 그려보고, 책을 읽어보고 이건 나랑 안맞아 라고 결정하는건 너무 빠르다. 최소 2주~4주 정도는 해보고 그 뒤로도 계속 그 일이 하고 싶다면 꾸준히 더 이어가보기를 추천한다. 혼자하면 이 기간이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그것에 해당하는 모임에 참석해서 사람들과 함께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같은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이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며 모임을 이어가면 최소한의 기간 이상을 쉽게 견디며 경험을 지속해 볼 수 있다.(주변에 검색해 보면 좋은 모임이 많다, 귀찮거나 잘 못찾겠으면 경험수집잡화점의 모임에서 하나 골라 시작해 볼 수도 있다) 모임에서의 경험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다. 이렇게 우연히 만난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서 생각이 열리고 새로운 정보를 접하게 된다. 평소라면 전혀 몰랐을 분야가 내 앞에 펼쳐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렇게 알게된 새로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분야에 깊이 빠져 들어간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나역시 우연찮게 만들었던 하루15분독서모임이 이렇게나 많은 모임인 경험수집잡화점으로 확장되고 또 이게 인생놀이터의 꿈을 꾸게 할줄 그때는 상상도 못했다. 사소한 경험과 모임일지라도 이게 나를 이전엔 생각지도 못한 세상으로 데려갈지도 모른다. 원래 모든 위대한 일의 시작은 대부분 작다.
이렇게 해서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게 됐다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시간을 쪼개 계속 해보는 거다. 삶이 아주 재밌어 진다. 할 수 있다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덕업일치도 노려보자. 이보다 좋을수가 있을까? 그럼에도 우리앞엔 고통의 산이 나타난다. 니체는 고통은 해석이라고 했다. 당신의 해석은 이제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산을 넘자. 그렇게 삶을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