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성호 May 25. 2019

사랑에도 각자의 공간이 필요한거라면

사랑은 그저 사랑이라서 연재, 네번째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_영화 <완벽한 타인>(2018) 중에서





지금의 사랑이 성숙하다 자부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미성숙한 사랑을 할 때는 상대를 너무 깊게 알려 했다. 그러다 보니 점차 침범하지 말아야 할 서로의 공간에 불쑥 들어가게 되었고, 애착이 집착으로 번지며 결국에는 상처만 남는 관계가 돼버리곤 했다.



사랑하는 사이에도 각자의 공간은 분명 필요하다. 



오로지 나만이 들어가 쉴 수 있는 혼자만의 비밀공간이 필요하다. 사랑은 사생활의 존중이 이루어질 때야말로 비로소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아간다. 서로를 향한 지나친 속박은 사랑을 사슬로 만든다. 사랑한다고 해서 상대를 소유할 권리까지 얻는 건 아니기에, 각자의 공간을 지켜주고 존중해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여기서는 당연히 서로가 윤리적인 차원을 벗어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만 한다. 공간의 침범은 늘 의심의 몫이니까. 



사랑에 관한 별 희한한 막장 사례가 많은 세상인지라 요즘은 누굴 믿고 연애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사랑은 여전히 믿음이라 생각한다. 의심은 예방이 되지만 때론 그 예방이 도리어 살갗을 베어버리곤 하지 않던가. 



당신이 만약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당신의 사랑에는 굳건한 신뢰의 댐이 형성돼 있길 간절히 바란다. 한 줄기 의심조차 새어나오지 않는 단단한.






*본 연재는 신간도서 '사랑은 그저 사랑이라서'의 선공개 챕터이며, 도서는 5월 마지막주에 출간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못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