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절반이 지났다.
세운 계획을 착실히 잘 수행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벌써 새해 계획을 잊었고,
누군가는 이제서야 뭔가를 시작해볼까 생각 중이다.
이쯤 되면 마음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뭘 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럴 때 나는 ‘몰입’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칙센트 미하이는 자신의 책 『몰입 Flow』에서
“인간은 몰입할 때 가장 행복하다.” 라고 말했다.
단순하지만, 꽤 오래 남는 말이다.
가만히 떠올려본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순간들.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듣거나,
산책을 하거나, 어떤 이야기에 푹 빠져 있던 시간들.
그때는 나도 사라지고, 시간도 사라졌다.
오히려 그 속에서 진짜 나를 만났던 것 같다.
요즘은 반대로,
집중하기가 더 어려운 시대다.
피드는 끊임없이 갱신되고,
휴대폰은 자꾸 울린다.
할 일은 많은데,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 피곤하다.
에너지를 써서가 아니라,
몰입하지 못해서 그렇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계획이 아닐지 모른다.
그보다는 이런 질문 하나.
‘나는 요즘, 무엇에 몰입할 수 있을까?’
그걸 하나라도 찾는다면,
우리는 다시 살아 있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시간이 사라지고,
나 자신마저 잊게 되는 그 순간.
사람은 그런 순간에,
가장 행복해진다.
...
“우리는 어떤 목표를 정하면 맹목적으로
그 목표를 추구하는 본능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칙센트미하이, 몰입(Flow)책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