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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직시하기, "불안에 관하여"

평생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불안을 지혜롭게 마주하는 방법

by readin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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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번이나 불안은 느끼시나요? 저는 이 글을 쓰면서도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불안하면서도 쉽게 말로 꺼낼 수는 없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이 불안 때문에, 이 책 "불안에 관하여"가 눈에 들어왔겠죠.


우리는 불안을 느낍니다. 시험 전날 밤, 중요한 발표를 앞둔 아침, 상사 또는 고객과 마주하는 미팅자리, 혹은 아무 이유 없이 문득 찾아오는 초조함. 우리는 이 감정을 피하고 싶어 합니다. 가능하면 이 불안을 떨쳐내고 싶습니다. 이 책은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해 우리가 다른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불안은 없애야 할 병이 아니라, 우리 몸과 마음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라고 말입니다.


독일어로 불안을 뜻하는 ‘Angst’는 ‘좁다’, ‘갇혀 있다’는 의미의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무언가에 억눌리고 갇힌 듯한 답답함. 바로 그 느낌이 불안의 본질에 가깝습니다. 책은 말합니다. 그 답답함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우리가 어떤 위협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 불안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 신호가 어디서 오는지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이 책은 실존주의 철학의 거장들, 키르케고르와 하이데거의 통찰을 빌려와 불안의 해석에 대한 깊이를 더합니다. 키르케고르에게 불안은 ‘자유가 주는 현기증’이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 앞에서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공포. 특정 대상이 없는 막막함. 그것이 바로 인간이 마주한 실존적 불안입니다. 하이데거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불안은 우리가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근본적인 ‘기분’이라고 말합니다.


두 철학자의 말은 하나의 지점을 가리킵니다. 불안을 마주하는 것은 곧 나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라는 것. 피상적인 일상에 가려져 있던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대면하는 용기 있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 철학적 사유를 우리의 구체적인 삶으로 가져옵니다.



불안의 여러 얼굴들, 우리들의 이야기


이 책의 장점은 불안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생생한 사례들로 구체화하여 제시해 준다는 점입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혹은 우리 주변 누군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22세의 한 남성이 있습니다. 그는 하루에도 여덟 번씩 자신의 맥박을 확인합니다.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말이죠. 의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그는 급작스러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전형적인 강박 장애입니다. 책은 이 행동을 단순히 이상한 버릇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세상 속에서, 맥박이라는 단 하나의 확실성이라도 붙잡으려는 몸부림으로 해석합니다. 완벽을 추구하며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비극인 셈입니다.


또 다른 남성이 있습니다. 32세의 그는 직장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심장이 터질 듯한 공황 발작을 겪습니다. 응급실을 제집처럼 드나들지만, 신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그의 공황은 삶을 통제할 수 없다는 깊은 무력감의 신체적 표현이었습니다.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불안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24세의 청년은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친밀해질수록 상대가 ‘너무 가깝다’고 느끼며 관계를 끊어내는 패턴을 반복합니다. 이는 친밀함이 곧 자신의 개성을 삼켜버릴 것이라는 ‘자기 상실’의 두려움에서 비롯됩니다. 반대로 38세의 한 여성은 남편이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분리 불안’ 때문에 오히려 남편에게 극심한 공격성을 보입니다.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관계를 파괴하는 무기가 된 것입니다.


이 사례들은 불안이 단순한 감정을 넘어, 우리의 삶과 관계를 어떻게 뒤흔들고 지배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그 불안의 뿌리가 어디에 닿아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가볍게 읽을 수는 없는 책


이 책은 심리학과 실존철학을 넘나들며 불안의 근원을 깊이 파고듭니다. 따라서 ‘불안을 즉시 없애는 5가지 방법’과 같은 손쉬운 해결책을 기대한 독자라면, 다소 무겁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빠른 위로 대신, 고통스러운 자기 성찰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불안은 감기처럼 약 몇 알로 떨쳐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역사와 존재의 조건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회피하거나 억누르지 말라고, 대신 불안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합니다. 불안을 통해 우리는 잊고 있던 상처를 발견하고, 외면했던 나의 진짜 욕망과 마주하게 됩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호흡법, 명상, 꿈의 분석과 같은 방법들은 단기적인 처방전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불안이라는 신호를 해독하고, 내면의 힘을 길러, 결국 우리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함께 할 도구들입니다.


불안을 넘어, 삶의 의미를 향하여


불안이라는 감정 때문에 삶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는 분들, 저처럼 삶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 분들, 관계 속에서 알 수 없는 초조함에 시달리는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피상적인 위로를 넘어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용기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일독해 볼만한 책입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을 불청객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더 깊고 풍요로운 삶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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