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서 아이와 공놀이를 하고 있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김치를 가져다주셨다.
이런 걸 받아보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냥 받고 감사하다 말씀드렸다. 다음에 갚아야지 하고선
그런데 어제 집에 왔더니 남편이 옆집 아주머니가 주셨다며 은행 한 봉지를 나에게 건넸다. 은행이 뭔지도 모르는 남편.
“이게 뭐야?”나에게 묻는다.
“은행. 이거 까서 먹으면 될 거야.”
나는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해서 일단 어떻게 먹는지를 찾아본다.
‘우유갑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나는 우유갑이 없어 종이팩에 들어있는 물을 버리고 은행을 몇 개 담았다. 그러고선 전자레인지에 돌리다 실패하고 결국 마늘 빻는 도구로 은행을 몇 개 까서 구워 먹었다.
“너무 얻어먹기만 하는 거 같아 불편해.” 남편에게 얘기한다. “뭐라도 조금 가져다 드리자.” 남편이 답한다.
나는 제일 쉽게 만들 수 있는 바나나브레드를 아이와 함께 구워 남편과 아이와 함께 옆집으로 향했다.
“뭘 이런 걸 다. 집에 들어오세요.”
나는 정말 익숙지 않은 반응에 “네…” 하며 남편을 쳐다본다. 손수 농사지으신 땅콩에 생강이라며 먹어보라 건네주신다. 남편분이 오시자 “옆집에서 빵을 구워왔어요 먹어봐요” 하신다. “다 나눠먹고 하는 거지 몇 집 살지도 않는데.”
결혼하고 이집저집 옮겨 다녔지만 음식을 받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 또한 그래 본 적이 없는 건 충격적이다.
어렸을 때 기억에는 온 동네 아파트는 거의 공동육아장이었다.’이집에 가서 어울리고 저 집에 가서 어울리고
이 집에서 만든 빵도 먹어보고 저 집에서 만든 김치도 먹어봤다. 사람들이 흉흉해져서인지 흉흉한 세상 때문에 사람들이 각박하고 인색한지 치킨게임 같기에 알 길이 없지만 또 이렇게 내가 모르는 혹은 미처 잊고 있었던 단어를 찾게 된다. 전원주택에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