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 ‘진짜 나’로 살기

카톡적 인간 되기를 거부하다

by 읽고 쓰는 삶

나는 온라인 생활이 체질적으로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생활 전반에 불쑥 나타나 일상을 장악해버린 카카오톡이 여전히 어렵고 또 밉고 싫을 때가 있다. 지우고 싶은데 지울 수도 없게 만드는 그 무언의 압박에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면 바로 답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나를 옥죈다.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하루 종일 연결되어 있고 대화를 주고받으며 이어가야만 성공적인 관계 유지가 이루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부담스럽다.


나는 반응이 느리고 언어에 예민하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굉장히 신중한 편이기에 사람을 대하고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편이다. 메시지가 오면 답장 하나 쓰는 데에도 고민이 많은 나인데, 빠르게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카카오톡 대화는 나를 지치게 만든다. 답장을 느리게 보내거나 너무 늦게 확인하여 대답할 타이밍을 놓쳐 답장을 보내지 못했을 때, 상대를 기다리게 했다는 죄책감과 카카오톡 대화에 영원히 적응하고 따라가지 못할 것만 같은 자책감,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과 유지에 필요한 기술이 나에게 부족한 것만 같은 열등감, 상대로 하여금 무시당한 느낌이나 실망감 같은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도록 했을 가능성이나 혹시 무례하게 비춰져서 관계가 어긋나고 소원해지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 때문에 괴롭고 답답하다. 그렇다고 매번 답장을 바로 하지 못한 이유와 사정을 하나하나 다 늘어놓으며 변명하거나 나의 일상생활을 시시콜콜 다 이야기하며 사생활을 전부 공개하고 싶지도 않다.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은 여전히 나에게 너무나도 어렵고 벅찬 일이다. 하루 종일 카카오톡만 들여다볼 수도 없는 일이고, 이제는 카카오톡을 확인하지 않는 순간에도 카카오톡 메시지가 올까봐 살짝 두렵고 겁이 난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자주 주고받지 않으면 관계를 잃게 될까?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카카오톡을 탈퇴하지 못하는 이유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영영 잃게 되고 소외될까봐 두려워서가 가장 크다. 지금은 카카오톡으로 사람들과 가끔씩 대화를 나누는 정도이지만 이마저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나는 아무래도 오프라인 체질이 확실한 것 같다. 사람을 좋아하고 대화를 나누는 일도 좋아하지만 온라인 대화에서는 왠지 모르게 지속적으로 거부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을 보면서 깨달았다. 나는 온라인 생활과 맞지 않다는 것을.


관계를 이어가는 수단으로 꼭 온라인 대화를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관계를 이어나가는 일도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똑같이 해나갈 필요가 전혀 없음을 이제는 잘 알고 있다. 나는 나에게 잘 맞는 나만의 방법과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한다. 나는 이제부터 불필요한 연락은 자제하고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온라인 대화는 죄책감 없이 최대한 의식적으로 줄여 나가야겠다. 꼭 필요한 메시지 전달은 문자나 간단한 통화로 해결하고, 친구나 지인과 나누는 깊은 대화는 멀리 있는 사람과는 통화로 가까이 있는 사람과는 직접 만남으로 이어나가야겠다. 더 이상 나에게 맞지 않는 관계의 방법으로 힘들게 스트레스받고 괜한 죄책감을 지닌 채로 무겁게 살아가고 싶지가 않다. 해결책은 단 하나,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최선의 방법과 해결책을 찾거나 직접 만드는 일이다. 온라인에 접속하는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나에게 맞는 오프라인 삶을 살자.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즐기고 혼자 있음의 고요함과 고독을 좀 더 당당하고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내가 되자. 나의 행복은 온라인 세계가 아닌 오프라인 세계에 있다. 나의 사랑은 오프라인 세상에서 살아 움직인다. 오프라인에서는 언제나 나의 원시적인 감각과 감정 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언제나 나 자신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나 자신의 삶과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 가능하다. 내 안의 수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이 모두 빛을 발하게 되는 곳도 오프라인 세계이다. 사람들의 존재와 숨결을 직접 느낄 수 있고 진정한 대화를 나누며 사랑의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따뜻하고 진솔한 만남도 오프라인 세계에서 진정으로 가능하다고 믿는다. 나는 타인과 피상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온라인 세상보다 나 자신과 보다 더 깊고 친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오프라인 세상이 너무 좋기에, 나는 여기에서 시간을 보내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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