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all depends on your attitude."
20여년 전 뉴질랜드 여행 중 어느 농장에서 일하며 만난 리암이라는 영국 친구가 있었다. 어느날 근처 펍에서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고민들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방황하고 있었던 것은 어렴풋이 생각난다. 그때 별 생각없이 툭 던지듯 해주었던 말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 일을 생생히 기억하는 이유는 그 후 마치 죽비라도 한대 맞은 것처럼 그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 후 리암은 여러번 자신에게 중요한 조언을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며, 헤어진 후 이메일까지 보내주었던 기억이 난다.
'태도'란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그 마음가짐이 드러난 자세'라는 뜻이다. 태도는 생각과 마음에서 나와 행동과 언어로 표출된다. 태도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리암의 변화처럼 ‘부정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태도’로도 나눌 수 있겠지만, 나는 ‘무시하는 태도’와 ‘존중하는 태도’로 나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시하는 태도는 '넌 나보다 아래야' 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이런 태도는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인간도 포유류여서 상대가 나보다 약해보이면 무시하는 태도가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그래서 다들 비슷하게 약하면서도 서로 더 강해 보이려고 날을 세우고, 고급 외제차나 명품 가방으로 강한 척 자신을 포장하는 걸까?
반면 존중하는 태도는 인간이 '권리'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게 한 동력이 아닐까? 본래 이 우주와 자연 세계에서는 '권리'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인간은 '인권'이라는 개념을 창조하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권리를 세분화하고 확장해왔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본주의 혁명'이라는 말을 하며 '무의미한 세계를 위해 의미를 창조'한 인간의 역사를 냉정한 시선으로 서술했다. 하지만 나는 '권리'라는 개념을 상상한 인간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본능에 따른 무시하는 태도를 극복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줄 아는 인간은, 한없이 사악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름답고도 숭고한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