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계속 자고 싶다..
밤은 쉼과 치유의 시간이자, 의식에서 무의식의 세계로 바뀌는 꿈이 펼쳐지는 시간이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에는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서서히 걷히고 조금은 시원해진 공기가 대지를 식혀주는 밤이 좋다. 헤르쯔 아날로그의 <여름밤>이라는 노래도 밤에 들으면 참 좋다.
"그늘이란 없는 따가운 햇살같던 나의 일상.. 부드러운 바람이 불면 슬며시 눈을 감아, 무더웠던 나의 하루를 어루만져주는 여름밤..."
밤의 시간은 주로 혼자만의 시간이기에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다. 이 귀한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가버리는지.. 아침형 인간이라기 보다는 올빼미형 인간인 나는 밤 9시 이후부터 새벽 1~2시까지 집중해서 일할 때 효율이 더 올라간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수업 준비도 한다. 그리고 숙면을 하기 위해 유튜브를 보며 요가나 스트레칭을 한다. 내 몸의 구석구석을 만지고 풀어주며 심호흡으로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호흡의 시간이 내겐 진정한 힐링이다.
잠이 들면 나는 정말 꿈을 자주 꾼다. 어릴 때는 하늘을 날거나 건물에서 추락하는 가슴 철렁한 꿈도 참 많이 꾸었다. 꿈속에서는 말도 안되는 기괴한 일들이 늘상 일어나고, 말할 수 없이 무섭고 끔찍한 장면들도 등장해 베개를 식은땀으로 적신 적도 많았다. 대부분 개꿈이어서 일어나고 나면 머릿 속에서 희미해지지만, 어떤 꿈들은 연속극처럼 스토리가 몇날 며칠에 걸쳐 연결되기도 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꿈 속에서도 일을 했다. 그래서 자고 났는데 왠지 더 피곤해졌다. 나는 열심히 일을 했는데 실제로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해져서 터덜터덜 또다시 출근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는데, 아직까지는 다행인지 잠이 참 많은 편이다. 너무 많이 자서 하루 시간이 모자라고 아까워서 잠을 줄이려고 알람을 10분 20분 단위로 켜놓아도 늘 꺼버리고 또 자는 게으른 나다. 추운 겨울엔 정말 "이불 밖은 위험해"라고 외치며 이불 속에서 다람쥐처럼 겨울잠을 자고 싶다. 하루에 이런 밤이 있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