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을 무시하지 말 것

책 서늘한 신호 - 직관의 힘

by 투명서재


서늘한 신호


부제 : 무시하는 순간 당한다 느끼는 즉시 피할 것

개빈 드 베커 저/하현길 역. 청림출판. 2018년 06월 15일. 원서 : The Gift Of Fear



한줄평 : 직관을 무시하지 말것, 직관의 힘!





2014년 판교의 한 공연장에서 지하 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면서 덮개 위에 있던 열여섯 명이 지하로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덮개가 무너지기 바로 몇 분 전, 그곳에 서 있다 내려온 한 사람의 말이 짧게 기사화되었다. 그 위에 올라가자 이상하게 무서운 느낌이 들어 내려왔다고 말이다. 그는 왠지 모르게 그곳이 위험하다는 촉이 왔다.


책 ‘서늘한 신호’에 제시된 실제 사례에서도 한 여성은 위험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녀가 장 본 물건을 가득 안고 자신의 집 계단을 올라가다 한 남성의 도움을 받았다. 꺼림칙한 느낌을 무시한 채 그가 집 앞까지 오게끔 허용하자 그는 범죄자로 돌변했다. 그녀는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후 살해될 뻔한 위기에서 살아남았다. 그녀는 ‘서늘한 신호’의 작가 개빈 드 베커(폭력 예측 및 관리에 관한 미국 최고 전문가)와 대화를 나누며 상황을 복기하자 낯선 이의 말에 순간적인 위협을 감지했다. 그녀가 그의 전반적인 인상에서 위험 신호를 무시하자 그녀는 피해자가 되었다. 그녀가 아파트에 들어갔을 때 낯선 이의 존재, 거절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도움을 주려는 제안, 어둠 속에서 마치 기다린 것 같은 그의 움직임, 그의 목소리를 듣고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가 자신의 감을 무시한 결과 트라우마가 컸다.


직관이란?


이 두 사람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한 사람은 자신의 직관을 따라서 살았고 다른 사람은 직관을 따르지 않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 직관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화재경보나 차선 이탈 경고처럼 조금만 위험이 느껴져도 우리 몸에서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직관은 뭘까? 직관적으로 의미가 떠오르진 않는다. 직관은 무언가를 즉시 깨닫는 걸 말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직관은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작용이라고 정의한다.



직관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서늘한 신호’의 저자 개빈 드 베커는 ‘직관’이 우리를 안전하게 만들며 폭력을 예방하는데 필수라 말한다. 어린 시절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새아버지에게 총구를 겨누고 쏘는 과정까지 미세한 ‘0.5센티미터’의 중대한 움직임까지 읽어내어 책에 상세하게 묘사해놓았다. 나는 그 글을 읽는 동안 어떤 스릴러 영화보다 긴장하고 숨을 죽였다. 그는 아이였음에도 어머니의 총을 쏘려는 아주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았다. 그의 직관대로 거실에서 조용히 여동생을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면 그와 여동생은 총격으로 인해 다쳤을 수 있다.



직관은 치유에 활용된다.


우리는 살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최선, 그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이성만 가지고는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어렵다. 직관은 어떻게 해야 자신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알게 된다. 다만 그것을 실천하느냐 차이다. 루이스 L. 헤이는 자궁암이 걸린 후 자기 치유법인 ‘미러 워크(mirror work)’를 개발, 거울을 보며 자기 긍정 확언으로 완치했다. ‘당신이 플라시보다’의 저자 조 디스펜자는 철인 3종 경기 중 척추 뼈 여섯 개나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한 후 10주 동안 명상에 집중했다. 척수 뼈가 붙는 구체적이며 생생한 심상 그리기를 반복한 후 뼈가 붙어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직관력을 키우기 위해 고요 속으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직관력을 키울 수 있을까?

‘고요’에 답이 있다. 김영하 작가는 어떻게 해야 쓰고 싶은 글을 알 수 있냐고 묻자, 3일 정도 ‘자극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우리 24시간 뇌가 깨어있는 것처럼 생활한다. 잠들면서 유투브나 음악을 틀어놓는 사람도 있고 두 세가지의 일을 같이 하는 경우도 있다. 설거지하면서 오디오북을 듣거나 빨래를 개면서 TV를 시청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극’이 없는 시간을 통으로 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 되었다. 고요하게 있으려면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잠시 전자 기기를 끄고 소음을 최대한 줄인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하기 어렵다면 자연 속에서 가능한 시간을 보낸다.


어떤 것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푹 쉰다는 건 현대인에게 오히려 숙제처럼 어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침묵 속에서 무언가 하지 않는 경험, 고독하지만 순수한 아이 같은 자기를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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