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명서재 Sep 22. 2024

인사이드아웃2 심리학 3. 불안이가 불안해 보이는 이유

내면 보호시스템을 다양하게 만들자.


인사이드아웃2 심리학 3. 


불안이가 불안해 보이는 이유



안녕하세요! 

김세정입니다.



이웃분들,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요즘 며칠만에 가을 바람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바로 시리즈 글을 올릴 것처럼 서둘렀으나 이번 글 쓰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난번 글에서는 인사이드 아웃2에 나왔던 소심이와 불안이의 차이와 보호시스템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요. 오늘은 보호시스템을 더 자세히 써볼게요.



기쁨이가 영화 후반에서 이런 대사를 합니다.


" 라일리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결정할 수 없어. "


맞아요, 단 하나의 감정, 대처방식만으로는 라일리가 온전히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합쳐져 더 큰 존재로서의 라일리가 있거든요.

마치 내 안에 부처님과 하느님이 있는 것처럼요. 


우리는 안전하게 생존하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심리보호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어왔어요.

이 시스템을 ‘루틴’, ‘습관’, ‘방어기제’ 등 여러 단어로 표현되고 일관적인 패턴이 생겨요. 



어떻게 심리 시스템이 만들어지는지 볼까요?


‘인사이드 아웃2’ 초반에 기쁨이는 ‘최첨단 시스템’이라면서 어떤 경험을 하자마자 잊게 만듭니다. 하키 경기 중 “반칙! 2분간 퇴장!!”라는 경고를 받는 장면을 망각의 섬으로 보냅니다. 


그런 경험을 간직하지 않고 없애버리면 그녀가 부끄러움도 자책도 그만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본인이 잘하고 인정받는 경험만 기억하고 간직하자 라일리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불안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안했을 때 준비했던 행동이 효과가 있었던 행동만 남기고 다른 경험은 망각의 섬으로 보내자 주인공은 더 긴장되어요. 


‘대비했더니 괜찮았어!’라며 애쓰지만, 불안은 사라지지 않아 결국 ‘나는 부족해!’라는 신념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럴수록 더 대비하게 되고, 악순환이 만들어져요.


불안이 시스템을 장악하자 그녀의 모든 말과 행동은 오로지 고등학교에 가서 어떻게 하면 혼자가 되지 않을지에 대한 목표로 가득합니다. 


그러다 보니 무리하게 되어요. 


예를 들어 시합에서 세 골을 꼭 넣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가 유치해 보일까봐 하는 거짓말을 합니다. 라일리가 선배들과 걷다 팔을 어떻게 둬야 할지 몰라서 뚝딱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시스템을 보니까 어떤가요? 우리가 보기에도 캐릭터들이 불안정하고 지쳐 보이죠?


왜 그럴까요?


하나의 감정이 하나의 방식으로만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고 과거에 안전하게 적응할 수 있었던 그 방법만 쓰게 됩니다. "


기쁨이와 불안이가 피곤한 건 똑같은 방식으로만 그녀를 지키려고 하기 때문이에



감정을 느끼지 않고 회피하고 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역할만 강조될 경험만 남기고 다른 감정과 역할은 필요 없다고 치부했기에 주인공은 마음의 균형을 잡기 어려워져요.


또한 하나의 감정과 역할을 강조하면 극단적으로 되기 마련이에요.


어떤 아이가 사탕을 먹었더니 우울한 게 사라졌다고 해서, 그때마다 사탕만 주면 아이는 어떨까요? 우울감을 줄일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마찬가지로 성인이 연인 관계에서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디엠 주고받기를 멈출 수가 없다면요. 디엠을 확인하고 잠깐 안심되겠지만, 일상에 방해가 되겠지요? 


만약 헤어질 것 같은 두려움을 줄이는 건강하고 새로운 방법을 안다면 디엠 보내기를 줄일 수 있겠죠?


딱 하나의 감정, 경험이 계속해서 반복될 수 없어요. 그걸 해결하는 방법도 하나만 평생 쓸 수 없어요.


그것이 늘 도움이 되지 않기에 우리는 하나의 경험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보고 소화할 필요가 있어요.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적인 맥락에서 크게 보면 볼수록 어떻게 할지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예를 들어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먼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다면?


자동차에 내려 친구들에게 다가가 “너희 둘만 같은 고등학교에 간다니, 나는 앞으로 어떻게 혼자 학교생활할지 걱정돼.” 


아니면 부모님에게라도 “친구들이 다른 학교에 간대서 지금 엄청 불안해졌어.”라고 해도 되고요.


누구에게도 말하기 싫다면 심호흡을 하며 흥분된 걸 가라앉히고 스키 캠프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느껴도 좋습니다.


그동안 친구들을 어떻게 사귀어왔는지, 잘 지내왔던 경험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되찾아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했다면 영화가 시작도 하지 않았겠지만, 마음의 공간이 넓어져 여유가 생기면 시스템이 안정되어요.


불안이가 제어판을 멈추고 주인공 스스로 원하는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요.


영화 마지막에 가빠진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안정된 다음, 다가온 친구에게 속내를 비칩니다.


몇 분 동안 진정된 다음 시야가 눈에 들어오고 햇빛을 피부로 느끼고 하키 스틱으로 볼을 이리저리 보내며 팔과 다리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립니다. 


하나의 방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감정을 다루고 내면의 자아와 대화할 수 있다면? "


불안을 잘 조절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마음의 여유와 공간을 만들 수 있어요.


늘 하던 방식이 아닌 새롭고 다양한 방식 중 골라서 연습할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을 배우고 싶다면?


블로그의 다른 글도 한 번 읽어보세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자책 심리, 당근 먹다 소화 안됐는데 채찍질하고 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