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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오늘도 다이어트, 작심삼일로 끝낼 건가요?

오늘도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분들에게 2편. 사진으로 살 빼세요!

by 투명서재

12월 31일 마지막 날 ‘오늘도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분들에게’라는 글을 브런치에 올렸어요.

하루 조회수가 5,000건을 넘더라고요. 그만큼 새해 결심에는 다이어트가 빠질 수 없죠?

대부분 글을 읽고 낚였다고 실망하실 듯합니다.

뭔가 대단한 획기적인 다이어트 방법이 있을 것 같았는데 “먹기 명상해보는 게 어떠냐고? 명상 같은 소리하고 있네!”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늘은 1월 4일, 새해가 밝은지 삼일 지났으니 오늘이 고비 아닐까요?



먹는 것 자체를 참고 조절한다는 게 쉽지 않죠.

지금도 새해 첫 날 야식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밤에 비빔국수와 맥주를 먹고 잤다는 사연이 라디오에서 들립니다. 결심과 포기, 기대와 좌절이 반복될수록 나는 도대체 왜 이럴까 하는 자괴감이 들고요. ‘다이어트’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괴물과 싸우느라 심신이 지치고요. 평생의 숙제 같은 짐처럼 느껴지죠. 언제까지 음식에 대한 유혹을 참았다가 풀어주었다가 반복해야 할지 이제 그만 두고 싶은 심정입니다.



저 또한 스트레스 받았을 때 뭔가 씹을 거리를 찾아 긴장이나 공격충동을 해소하곤 합니다. 껌, 사탕, 초코렛, 과자, 오징어 등이요. 씹고 맛보고 즐기고 싶은 충동을 알아차리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기어이 무언가를 입으로 넣어야 직성이 풀리더라고요.



우선 우리가 ‘예쁘다’, ‘날씬하다’라는 기준이 남성적, 사회적인 시선에서 시작된 아주 높은 기준이잖아요. 물론 사회와 타인의 시선 자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이미 우리 안에도 이중적인 시각으로 판단하는 게 있거든요. 실제 정상 체중이지만 자신을 뚱뚱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상적인 이미지, 목표 체중에 대한 일단 기준을 낮추고요. 이전 글 ‘오늘도 아이어트를 결심하는 분들에게’ 내용에서요. 다이어트를 하면 할수록 살이 찌는 악순환 자체를 하지 말자는 다소 급진적이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던졌는데요. 우선 요요현상을 예방해야 하자고요. 체중만 집중하는 다이어트보다 감정조절, 마음챙김 식사, 사진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첫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배고픔입니다.

우리는 실제 허기와 심리적인 허기를 구분하지 않아요.

음식심리학자 수잔 앨버스는 정서적 허기는 육체적 허기와는 달리 가짜 배고픔을 유발해서 끊임없이 먹을거리를 찾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배가 고프지 않는데도 심리적으로는 배고픔을 느끼는 상태에 빠진다고 말이에요.


그녀의 ‘감정 식사’ 책에 나온 내용입니다.

< 배고픔을 유발하는 감정이 외로움, 불안, 무력감, 수치심, 분노, 죄책감, 열등감이든지 상관없다. 배고플 때 우리가 정착 집착하는 것은 사실 ‘음식’ 아니라 ‘관심과 사랑’이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다. 사랑과 관심에 배가 고픈 것인데, 음식으로 그 심리적인 허기를 채우려고 드니 자꾸 먹고 싶을 수밖에. 이런 심리적인 허기로 인해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식욕 하나 참지 못하는 자신이 더 한심하게만 느껴진다. ‘내가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존재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더욱 심하게 자책한다. 감정 식사 10p. >




심리적 배고픔(감정: 우울, 외로움, 고독, 등) → 과식/폭식 → 심리적 불만족(후회, 자책) → 심할 경우 구토 증상이나 자기 혐오감 → 다시 먹는 것으로 위안, 스트레스를 풀게 됨




베이비 뉴스에 나온 생생한 사례 K씨가 털어놓은 생생한 폭식증 극복기를 읽어보시면 어떻게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폭식을 하면서도 항상 죄책감이 들었어요. 예전에 살이 빠졌던 내 모습이 그립고 절제하지 못하는 저 자신이 혐오스러웠어요. 그때 어머니께서 상담을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고 저도 치료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의 긍정적인 지지가 도움이 됐어요.”


K씨는 부모님의 권유로 심리상담을 길게 받을 수 있었고 처음에는 우울함과 폭식 증상부터 치료했고요.

다음에는 자존감, 인간관계, 학업, 진로, 성취감으로 이야기의 폭이 점점 넓어졌다고 합니다. “일단 상담과정에서 자기성찰을 하게 돼요. 치료를 통해 자화상이나 추상화를 그리는데 그런 것들이 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글을 쓰고 읽는 것을 좋아해 비공개 블로그에 1년 넘게 일기 형태로 글을 쓰고 있어요. 가끔은 영화나 공연에 대한 감상을 적어두기도 하고요. 또 시를 좋아해서 최근에는 나희덕 작가의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을 읽고 있어요. 시는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것 같아요. 함축된 감정이 아팠던 기억을 위로하고 삶에 대한 깊은 공감을 할 수 있게 해줘요. 좋아하는 시를 붓글씨로 쓰기도 하는데 사실 여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요.”



저는 여기에서 나온 것처럼 심리상담, 그림, 글을 읽고 쓰기, 일기 쓰기, 시를 붓글씨로 쓰는 것 모두가 감정을 알아차리고 조절하고 자기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자기상(self-image)입니다.


우선 자신의 몸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좋겠어요.

자각하고 있지만 우리 몸 자체나 어느 부분을 미워하고 있진 않은지 말이에요. 신체 이미지가 좋지 않고 고쳐야 혹은 살을 빼야 할 몸으로 인식할 수 있어요. 몸은 자연스럽고 솔직한데 자꾸 잘못되었다고 변해야 한다는 압력을 주고 있습니다.



자기 몸을 거울에 비춰보신 적 있으세요?

전라로 비춰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

혐오까진 아니어도 코가 더 높아도, 눈이 크면, 뱃살만 빠지면 하고 자꾸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매직아이처럼 부각됩니다. ‘내 키가 마음에 들어.’ ‘입술은 도톰해서 좋아.’ ‘나는 어깨가 듬직해 보여.’ 등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간과합니다. 우리가 얼굴과 몸을 씻을 때만이라도 ‘나는 있는 그대로 좋다. 자연스러운 내가 마음에 든다.’ 라는 마음으로 바라봐주세요.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사랑을 듬뿍 담은 눈길이 내 몸을 변화시킵니다.



우리는 몸에 대한 이미지가 자존감과 관련되는 걸 잘 알잖아요.

자존감이 꼭 높을 필요 없지만요. 우리가 이렇게 잘 존재(well-being)한다는 걸 자주 감각경험을 하는 것이 좋겠지요? 몸이 변해가는 걸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운동이 어떨까요? 수영이든 요가든 딱 붙고 몸매가 드러나게 하는 옷을 입고 더욱 잘 보이게 하는 거죠. 몸짓도 마찬가지에요. 올바른 자세, 자신 있는 동작은 얼굴이나 몸매보다 더 빛이 납니다.


영화 ‘아이필프리티(I feel pretty)’에도 살을 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주인공이 머리를 다치기 전과 후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자신의 외모, 체형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후 주인공의 눈에 빛이 납니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바로 내면의 아름다움, 자신감이 드러나 더욱 매력을 발하게 되죠. 그 당당함에 주위 사람들도 빨려 들어갑니다.



셋째로 마음챙김 식사인데요.


지난 번 말한 먹기 명상입니다. 또 먹기 명상이야? 싶을 거예요.

수잔 앨버스가 ‘감정 식사’ 책에서 제안한 한 문장을 떠올려 볼까요? ‘여기 머무르자.’


< 식사할 때마다 첫 숟갈을 입에 넣기 전에 조용히 '여기 머물라'는 말을 반복한다. 간식을 먹을지 말지 결정하고 싶다면 '여기 머무라.'고 말한 후 결정한다. 정신을 놓고 있었음을 깨달을 때마다 이 말을 반복한다. 그런 후 지금 느끼는 감정으로 의식을 되찾는다. 235 p.>


위에서 말한 감정이 어떤 음식을 먹은 후 변화된다면 어떻게 변할지 예상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긍정적인 감정,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는 기쁨과 포만감이 든다면 충분히 먹어도 좋겠지요. 중요한 건 먹기 전의 감정보다 더 악화되는 순환을 끊자는 거예요.



넷째로 사진을 활용하기입니다.


사진은 ‘사실’만을 말하며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에 강한 직면이 됩니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사진 찍히기를 싫어하죠. 노화에 대한 거부감이 듭니다.

자신의 몸, 전라를 찍는다는 것이 처음엔 싫을 수도 있어요. 다이어트를 위해 자극이 되는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 건 더 좌절감이 듭니다. 너무 큰 이상적인 목표를 갖고 자신을 비교하면 처음 한 걸음도 떼기 힘들죠. 모델, 연예인 같은 그들의 몸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이미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변화하기 쉽습니다.

요즘 폰의 사진 기술이 날로 발전해서 손쉽게 사진을 찍고 편집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사진’으로 체중을 감량한다면요? 얼마나 쉬운 도구인가요? 요즘 미국에서는 자신의 전라를 예술 사진처럼 찍어 집안에 걸어놓고요. 오고 가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자기 몸을 인식하고 살을 뺀다고 합니다. (어느 뉴스에서 보았는데 몇 시간 동안 출처를 검색해보았는데 못 찾았어요. 아시는 분 저에게 답글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뉴욕의 여성 사진작가 엘렌 피셔 터크는 사진치료로 여성 스스로를 치유하도록 돕습니다.

여성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게 임신과 출산이잖아요. 그녀의 홈페이지에 가면 아름다운 곡선의 임신한 몸으로 찍힌 여성의 사진들이 있습니다. 여성이 겪는 실연, 유산, 암, 성학대에 의한 상처를 치료하고 극복하기 위해 누드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몸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회복하는 거예요. 그녀는 사진치료의 하나로 흑백사진과 저널 쓰기를 여성의 부정적인 자아상을 변화시키는 도구로 쓴다고 말합니다.


여성 사진작가 줄리아 코제르스키도 자신의 몸무게를 338파운드에서 178파운드 이하로 말 그대로 자신의 몸 절반을 잃었을 때, 그녀는 "반(half)"이라는 제목의 사진 시리즈에서 그녀의 변화에 대한 복잡한 감정적 반응을 표현했고요.



Science Daily 뉴스에 따르면 살을 빼려면 ‘사진 일기’를 쓰라고 합니다.


스페인 알리칸테 대학의 한 연구는 사진 일기를 쓰는 것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목표 체중을 더 많이 달성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요. 표준 체중 감량 조치 외에도 매주 참가자들의 전신 사진을 찍었어요. 이 사진들은 참가자들의 체중 감량 성공의 열쇠로 여겨졌습니다. 메르세데스 리조 배자 이사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말 그대로 몸이 더 날씬해지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라고 했고요. 모니터링 대상자 중 특히 가장 시각적인 요소 중 하나인 허리 둘레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환자들이 이미지에 의해 동기 부여를 받았다 거예요.



내면의 아름다움이 드러나 온 몸에 빛이 나길 바랍니다.




질문 1. 거울에 비친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구체적으로 자신의 신체 중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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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내가 어릴 때 부모나 타인에게 외모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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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외모에 대한 평가를 들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여기에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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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4. 얼굴이나 신체 부위, 특징을 볼 때 어떤 시각으로 보게 되나요? 부모나 타인의 관점으로 보는지, 예전부터 듣던 외모에 대한 바로 그 지적을 스스로에게도 하는지를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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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5. 질문 1-4번을 통해 자신의 몸에 대해 어떤 감정이나 마음이 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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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6. 만약 5번의 글에서 미안함, 안쓰러움, 죄책감이 들었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스스로에게 사과해도 좋습니다. 내가 이렇게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대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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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7. 자신의 몸을 거울에 비춰볼 때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나요? 만약 자신의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어떨 때 어느 장면을 찍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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