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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서재 Jun 05. 2019

진이, 지니-정유정 장편소설(2019)

바라보고 놓아주고 자유로워져라.

한줄평 : 바라보고 놓아주고 자유로워져라. - 받아들임(타라 브렉) 438p.

작가가 떠올렸을 질문 추측

1. 인간과 보노보 같은 영장류는 서로 교감할 수 있을까? / 친구가 될 수 있을까?

2. 인간과 동물이 교감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3. 주인공이 한 실수는 어떻게 돌아오는가?

4. 삶의 의미를 잃은 자가 삶을 절실히 원하는 자와 만나면 어떻게 되는가?

5.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모든 행동은 정당한가?

6.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행동은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7. 사람과 동물의 고통은 어떻게 치유되는가?

8. 삶과 죽음의 경계가 있는가?

책 <받아들임> 속의 구절이 와 닿는다.
이 책의 내용과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

1. 나는 갈망 속에서, 교감 속에서, 사랑 그 자체 속에서 죽고 싶었다. - 220p.

2. 우리의 두려움이 크긴 하지만,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진실이 훨씬 더 크다. -253p.

3. 우리는 안는 자이며 안기는 자이다. -302p.

4. 상대방의 눈을 통해 보는 것이 바로 자비의 핵심이다. -334p.

5. 모든 생명의 운명은 바로 내 운명이다. -335p.

6. 고통을 개인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 근본적 수용의 핵심이다. -418p.

7. 바라보고 놓아주고 자유로워져라. -438p.

표지의 '눈'이 힌트다.
나도 나중에 '눈'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저 바람일 뿐. ㅋㅋ
사람의 눈을 통해 교감, 사랑이 전해진다고 본다.
눈은 거짓을 말할 수 없다.
눈은 항상 진실만을 말한다.
눈은 우주 같다.
모든 것과 연결시켜준다.
우주의 섭리를 통달한 사람은 명상할 때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을 봤다고 한다.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 속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뇌출혈로 뇌에 어떤 부위에 출혈이 생겨 건드려지면 변화되면서 자기, 물체 등 모든 것들이 분리되지 않고 연결되어 보인다고 한다.
원자처럼 모두 연결되어 있는데, 눈동자 모양이 그 우주와 연결된 모양과 비슷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어떤 글에서 읽었는지 모르겠다.

쟁쟁한 인사들의 추천사
최재천 교수 추천사도 있고
정여울의 추천사가 책 띠지에 홍보되어 있다.

"따스하고, 다정하고, 뭉클하다."

정말 그런 느낌이 든다.

예전의 정유정 소설들과 다르다.
비슷한 점은 빠른 속도감, 영화처럼 생생한 묘사, 내가 보고 있는 것처럼 그려짐, 상상 속에 현실감이다.
진이 지니는 소설 '28'의 진화 버전이랄까?
질적으로 다른 점은 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인류와 동물이 어떻게 관계 맺고 혼이 어떻게 교감되어 치유까지 이르는지를 보여주었다.
나도 잘 모르겠지만, 뒤에 해설은 일부러 읽지 않았다. 한번 더 읽고 보려고.

이전 소설은 직면하고 싶지 않은 사람의 그림자, 집단이 밑바닥까지 갈 때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줬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곳, 인간성 중 악에 대한 탐구한 캐릭터가 꼭 하나씩 있었다면,
이번 소설에서는 악인이랄 게 없었다.
표지의 연두와 초록색처럼 자연, 숲이 떠올려진다.

마지막 장면이 뭉클하다.
치유적인 소설이다.
삶에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밑바닥까지 경험한 30대 주인공이 어떻게 살게 되는지...
나는 많은 청년들이 이와 비슷하게 지낼 거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움과 안쓰러움, 내가 뭔가 도와줄 게 없는 무력감을 느끼곤 했는데,
남자 주인공처럼 어떻게든 자기 생명의 끈을 놓지만 않는다면,
분명 희망은 있다.
언젠가는 세상이 태양을 보여줄 것이다.

여주인공이 작가와 비슷했다.
<히말라야 환상 방황> 내용 속을 보고 짐작한 것이지 실제와 다를 수 있다.
히말라야 가신 게 인생에서 거의 처음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걷기만 하신 게 아닐까.
작가들은 소설 쓰면서도 자기를 많이 돌아보지만 걸으면서 얼마나 자기를 깊게 보았을지..
주인공과 작가님 비슷한 점은 어머니가 주인공 20대 때 일찍 돌아가셨다는 점
직진, 살려고 투쟁하듯 사셨다는 것
쉬는 것, 멈추는 것이 어려웠다는 점
삶을 직면하고 헤쳐가는 것에 탁월했다는 것
삶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버티는 것
인내와 끈기만 보면 1등이라는 것
나는 그런 여성이 매력적이었다.
나에게는 부족한 장점들이다.

이 소설이 작가님의 전반전 인생에 대한 치유이자 애도이지 않았을까 싶다.
주인공 인생의 후반전은 훨씬 더 자주 멈추며, 더 교감하며 상처를 치유한 생으로..
남자 주인공은 작가님에겐 심정적으로 마치 아들 같았다. 상처를 회복한 사람
작가님 아들은 일본 유학도 다녀온 청년일 텐데 소설 속 주인공은 서른 살까지 백수였다.

마지막으로 또 받아들임의 구절로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이 글이 책 <진이, 지니>에 대한 글인지, <받아들임>에 대한 글인지. ㅋㅋㅋㅋ

그것은 나의 고통이 아니라 땅의 고통이다.
나의 살아 있음이 아니라 단지 삶이다. - 178p.

ps. 책의 결말을 감추려고 하다 보니 애매모호한 글이 되었다.
책 초반부터 결말을 정확하게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내가 원하는 결말을 고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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