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닐 때, 일보다 힘들었던 건 사람으로 가득 찬 출근 버스였다. 첫 직장은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 종점까지 간 뒤, 차가 있는 다른 직원의 차를 얻어 타야 했다. 신도시라지만 아직 개발이 덜 된 곳이라 회사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기도 쉽지 않았다. 20분 정도 걸어야 했고, 심지어 주변이 논밭이라 해가 빨리 지는 겨울엔 주위가 너무 어두워 걸어서 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왕복 세 시간이 걸리는 출퇴근은 일하는 것만큼이나 에너지를 빼앗았다. 이후에도 버스가 단 한 대뿐이거나, 출근 시간엔 숨 쉴 틈조차 없는 지하철에 몸을 맡겨야 했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다는 부산에서도 출퇴근은 늘 전쟁이었다
그래서 프리랜서가 되어 집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가장 반가웠던 건 ‘출퇴근이 사라졌다’는 사실이었다. ‘이제 그 에너지를 아껴서 일에 쏟을 수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출퇴근길이 사라지자 아예 ‘출근’ 자체를 하지 않는 날이 늘어났다. 집 안에 있는 내 방까지 겨우 몇 걸음이면 되는데, 그 몇 발자국이 그렇게 힘들었다. 빽빽한 버스도, 불쾌한 땀 냄새가 가득한 지하철도 아닌데, 방으로 향하는 그 짧은 거리조차 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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