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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완독 한 소설

오랜만에 읽은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by 읽고쓰는스캇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이번에 읽은 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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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이유는 주인공에게 공감이 될 때가 많아서다.

<급류>를 읽을 때에는 뭔가 나도 마음이 무겁고, <모순>을 읽을 때에는 여자 주인공에 감정 이입해서 나도 모르게 어떤 남자가 더 괜찮은 남자인지 나도 모르게 고민에 빠진다. 그래서 잘 읽지 않는다. 차라리 경제/경영, 자기 계발 쪽이 더 좋다. 읽고 나면 뭔가 내가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갑자기 소설을 읽게 된 이유가 있다. 어떤 분 글 때문이었다. 그분 말씀에 의하면, "자기 계발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글을 읽는 것이고, 소설은 문제와 같이 가기 위해서 읽는 것이다."라고 했다.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생각해 보니 자기 계발서는 나를 채찍질하는 기분이다. 더 나아져야 하고, 더 성장해야 하고, 더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소설은 내 감정의 폭을 넓히는 느낌이다.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 상황에 주인공과 내가 함께 있는다.


이 말을 듣고 무작정 소설책을 집어 들었고, 그것이 <기사단장 죽이기>였다.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었고, 내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읽었다. 특히 2권에 동굴씬은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상하게 이번엔 소설의 주인공에 큰 공감이 되지 않았다.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도 일본인 이름이라서 조금은 덜 공감된 듯하다. 그래서 이번엔 큰 어려움 없이 책을 완독 했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조금은 감정이 성장한 거 같은 느낌이다. 다양한 환경을 간접 체험한 기분이랄까. 그래서 다음 책도 성해나 작가의 소설집인 <혼모노>를 읽을까 하고 있다. 중간중간 리뷰를 읽었는데 과연 이 책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딱히 정해진 독서 계획은 없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 편이다. 일단 소설을 하나 더 읽어볼 생각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내 감정은 얼마나 성장할까. 기대가 되고 조금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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