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을까?
자영업자가 된 이후로 하루에 참 많은 사진을 찍게 된다. 카페를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서 여러 사진을 찍는다. 때론 디저트 라인업 사진도 올리고, 때론 내일 나올 디저트를 미리 보여주기 위한 사진도 찍는다. 내가 만든 디저트를 자랑하고 싶을 때에도 언제나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오늘도 언제나 그랬듯 내가 만든 디저트 사진을 찍었다. 갓 오븐에서 나온 플레인과 초코 미니볼이 너무 맛있어 보였고, 조금이라도 홍보를 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앱을 켰다. 사진을 찍던 중, 무심코 스마트폰을 세로에서 가로로 들게 되었다. 그 상태에서 잠시 스마트폰 액정을 봤는데, 단 5초도 되지 않았지만 그 순간이 너무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어? 원래 이랬나?'
오랜만에 가로로 스마트폰을 들고 액정을 보니 뭔가 달랐다. 세로로 사진을 찍으면 좌우가 답답한 대신 위아래가 늘어나지만, 가로로 돌리니 양옆 공간이 확 트이면서 더 많은 요소들이 카메라에 담겨 들어왔다. 미니볼 옆에 검은색 오븐판이 보였고, 소량이 아닌 더 많은 미니볼이 보였다. 답답한 공간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공간에 나온 기분이었다.
그 기분이 좋아서였을까? 스마트폰을 가로로 든 채 카페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가로로 본 카페는 확실히 달랐다. 평소보다 여유로웠고, 좁게만 보였던 공간이 조금은 넓게 보였다.
문득 영화 회사를 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영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16:9 비율로 찍게 되었다. 그때는 사진을 찍을 때에도 자연스럽게 가로로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는 게 습관이었다. 하지만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하고 인스타그램이 주무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세로로 찍는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무심코 가로로 스마트폰 화면을 보니, 잊고 있던 시원함이 다시 느껴졌다.
앞으로는 가끔 의식적으로 가로로 사진을 찍어봐야겠다. 시간 날 때 한 번 스마트폰을 90도 돌려서 사진 촬영을 추천한다. 넓은 자연경관을 마주하거나 강이나 바다 수평선이 있는 풍경이 있을 때 가로로 찍으면 좀 더 다른 느낌을 사진에서 받을 수 있다. 그런 순간을 온전히 담을 때에는 가로가 때로는 세로보다 더 좋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꼭 한 번 해보길. 분명 조금 다른 걸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