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하철을 타니

by 읽고쓰는스캇

평일인 오늘, 지하철을 타고 마포에 다녀왔다.

하남에서 사는 나에게 마포는 거의 서울의 반대편이나 다름없다.

처음 마포를 기이하게 됐을 때에는 차를 가져갈까 고민했지만, 막히는 도로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지하철을 선택했다.


오랜만에 지하철 플랫폼에 들어가자 묘하게 다른 기분이 들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직장인 시절에 어떻게 매일 이 지하철을 타고 출, 퇴근했을까?'였다. 내가 지하철을 탄 시간은 출근 시간은 아니었다. 그러나 매일 1시간씩 이 안에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또 하나 내 눈에 들어온 건, 카페 손님이 아닌 전혀 다른 얼굴들을 만난 것이다.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바빠 보였고, 피곤해 보였다.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사람, 스마트폰에 몰입한 사람 그리고 영상 통화를 하는 사람까지. 모두가 다른 이유로 지하철을 탔고, 각자의 사정으로 분주해 보였다. 나 이외의 모든 분들은 바빠 보였다. 아마도 내가 오늘 외부 강의에 참석하는 거라서 마음에 조금 더 여유가 있었던 거 같다. 만약 나도 출근길이었다면, 지하철에서 만난 분들처럼 똑같이 지친 표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잠시나마 생긴 여유로 인해 오늘 지하철 풍경이 조금은 낯설게 본 것 같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에스컬레이터였다.

엘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순간 묘한 긴장감이 올라왔다.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햇빛이 들어오고,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다. 그 더운 기운을 느끼며 에스컬레이터가 다 올라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으로는 특별한 세상은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는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릴 것만 같아 두렵고 동시에 설레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약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지하철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고, 관광객처럼 지하철 내부도 살피고, 오고 가는 시간 동안 전자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똑같은 세상이지만, 지하철을 탔을 뿐이데 오늘은 전혀 다른 세상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다.


내일은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간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하지만 뭔가 마음이 이상하다. 조금은 설레고 조금은 떨린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펼쳐질까. 내일 카페에 오시는 분들께 밝게 인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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