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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10년, 내 꿈의 변화

by 읽고쓰는스캇

CG회사를 다닐 때, 내 꿈은 크지 않았다.


나이를 먹고, 은퇴를 하게 되면 개인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사람들과의 얘기하는 게 꿈이었다.

내 나름대로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렸다.


집은 전원주택이고, 양 벽에는 책이 가득한 책장이 서 있다.

책상은 한쪽 벽에 놓여 있고, 그 뒤로는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큰 창문이 있다.

책상 위에는 듀얼 모니터, 키보드 그리고 태블릿이 자리했다. 나는 그곳에서 나만의 작업을 하는 모습을 꿈꿨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늘 누군가의 작업을 했으니,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6년 전, 회사를 떠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그린 꿈은 이랬다.


하지만 지금 꿈은 조금 달라졌다.

카페를 열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운 좋게 브런치 작가로 합격하면서 내가 그리던 미래의 모습도 변화했다.


듀얼모니터는 이제 싱글 모니터가 되었고, 태블릿 대신 스플릿 키보드가 놓였다. 책상 위에는 책들이 쌓여 있다. 모니터 화면은 아직 비어 있고, 흰 바탕에 커서만 깜박인다. 무언가를 쓰기 직전의 나, 바로 지금의 내 모습이 그려진다.


이 꿈을,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카페에서 단순히 커피를 내리고, 디저트를 만드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손님들의 모습과 일상에서 소재를 찾으며 글의 재료를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개를 안고 들어오는 부부, 바쁘게 카페 앞을 지나가는 직장인, 엄마와 딸의 대화소리 등.

카페에서의 소소한 풍경들이 글감으로 다가왔다.

카페는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내 글을 풍요롭게 만드는 무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브런치에도 꾸준히 글을 남기고 있다.

내가 상상한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보다도 "글쓰기 근육"이라 생각했다.

다른 작가의 글을 읽으며 배우고, 나만의 문체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있다.

매일 조금씩 나를 성장시키는 중이다.


브런치를 통해서 꾸는 꿈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단순하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고, 즐거움이 되는 것.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 덕분에, 오늘도 몇 글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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