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가 바뀌는 만큼 달라진 제사의 온도

제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by 읽고쓰는스캇

25년 11월 마지막 날.


할머니 제사가 있어 본가에 다녀왔다.

본가에 가는 길, 문득 생각했다. 요즘 제사를 지내는 집이 얼마나 될까?

열 가구 중에 세 가구 정도일까. 아니면 그보다 더 적을까.


주말이었지만 할 일이 있었기에 오후 늦게 본가로 향했다.

제사 음식은 어머니가 대부분 준비해 두셨고, 아내와 나는 마무리되지 않은 몇 가지를 잠깐 도와드렸다.


정리를 끝내니 어느새 6시 무렵.

저녁을 기다리며 TV를 보기도 하고, 어머니와 소소하게 대화를 나눴다.

본가에 보관 중이던 책들도 살펴보다가 읽고 싶은 책 몇 권을 챙겼다.


시간이 흘러 저녁 8시에 제사를 지냈다.

물론 제사상은 그전에 미리 차리기 시작했고, 8시가 되자 바로 제사를 올릴 수 있었다.

어렸을 땐 제사를 더 늦게 지냈던 기억이 있다.

최소 9시는 돼야지 제사를 지냈던 거 같다.


막상 제사를 시작하니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정확히 재보진 않았지만 7분 정도였을 것 같다.

어릴 땐 큰집 가족, 작은집 가족까지 모두 모였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참석 인원은 점점 줄었다.

큰집 가족은 제사에 오지 않은 지 꽤 됐고, 작은아버지도 오늘은 불참하셨다.

결국 우리 가족끼리 조용히 지내니 제사도 짧게 끝날 수밖에 없었다.


정작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 건 제사 음식 준비였고, 그다음은 제사 후 함께 먹은 저녁과 설거지였다.


제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앞으로 제사는 어떻게 변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만의 문화지만, 세대가 바뀌면서 서서히 사라져 갈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에 비하면 제사에 담긴 의미도 많이 희미해진 것 같다. 종교를 믿는 사람도 줄었다고 하니 그런 생각이 더더욱 든다.


11월 마지막 날, 본가에서 제사를 지내고 돌아왔다.

제사 음식을 준비하신 어머니께도, 제사를 함께 참여해 준 아내에게도 감사하다.

오늘 차린 음식을 할머니, 할아버지가 편히 드셨기를 바라고, 너무 짧게 지낸 탓에 체하시진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내가 제사 지내면서 마음속으로 빌었던 소원들이 하나씩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쩔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