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점심, 황태해장국

황태해장국이 원래 이런 맛이었나?

by 읽고쓰는스캇

황태해장국이 원래 이런 맛이었나?


이틀 전, 컨디션이 안 좋았던 아내와 저녁을 먹기 위해 고민하던 중,

한촌설렁탕에서 저녁을 먹기로 결정했다.

나는 떡만둣국을, 아내는 황태해장국을 주문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던 아내는 황태해장국의 절반만 먹었고,

나머지 절반은 오늘 점심으로 먹으라며 챙겨줬다.

전자레인지에 넣어 황태해장국을 데우기 시작했다.


황태해장국은 그리 반가운 메뉴가 아니다.

초등학생 때 급식으로 황태해장국이 나오면,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어른들은 시원하다고 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특유의 맛과 향은 나에게는 별로였던 메뉴였다.

아마도 어려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잠시 뒤, 전자레인지에서 소리가 났다.

밥과 국물은 적당히 뜨거웠다.

그리고 한 입 먹으니 뭔가 내가 알던 그 황태해장국 맛이 아니었다.


한촌설렁탕에서 주문해서 그랬나?

황태해장국이라면 당연히 생선으로 우린 국물이 베이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촌설렁탕의 황태해장국은 설렁탕 국물 베이스에 황태와 콩나물, 계란을 넣은 것이었다.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프랜차이즈라면 하나의 국물 베이스에서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숟가락으로 황태를 떠먹었다.

역시나 어렸을 때 느꼈던 그 껄끄러운 식감, 이빨 사이에 낄 것만 같은 황태의 느낌.

내가 기억했던 그 불편함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아내가 챙겨준 음식이기도 하고, 맛도 있었기에 국물까지 호로록 마셨다.

따뜻한 국물이 배속에 들어가니 몸이 조금은 나른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 기분으로 몸이 다운되지 않게, 비타민을 먹고 오후에 만들 디저트를 떠올렸다.


그러다 갑자기 문득 떠오른 생각.

흑백요리사2에서 윤주모님이 만든 황태해장국은 얼마나 맛있을까?

레시피는 알 수 없지만, 어떤 맛이었을지 갑자기 궁금했다.

점심으로 먹었던 황태해장국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겠지?


황태해장국을 전문으로 다루는 음식점에서, 제대로 우린 국물로 먹는다면,

어쩌면 내가 몰랐던 맛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촌설렁탕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설렁탕 국물에 담긴 황태가, 내게 조금 어색했을 뿐이다.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황태해장국 전문점을 찾아가 봐야겠다.

전문점에서 먹게 된다면, 지금까지 갖고 있던 황태해장국에 대한 편견이 깨지거나,

역시 내 입맛은 아직 초딩이라는 걸 확인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황태해장국 잘하는 집에서 한 번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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