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딛히며 지나온 것들. 파도는 늘 있었고, 나는 그 위에 있었다.]
쉬지않고 밀려드는 파도에 휩쓸리고서야
나는 물 위에 떠 있는 법을 배웠다.
휘청이는 마음, 부서지는 순간에도
다시 숨을 쉬는 법을 깨달았다.
유영의 기록
경험이란 삶의 파도다.
매일 우리는 다른 파도를 만난다.
어떤 건 조용히 스쳐가는 잔물결이고,
어떤 건, 모든 걸 삼킬 듯 몰아치는 해일이다.
그 거센 파도에 휘청이고,
마음이 부서지는 순간도 많았다.
숨이 턱 막히고,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은 채,
몇 번이나 무너졌다.
그런데도, 참 이상하다.
부서지는 순간마다
나는 또다시 숨을 쉬는 법을 배웠다.
가라앉다가도, 본능처럼 다시 떠올랐다.
버티는 게 전부인 줄 알았는데,
결국 배운 건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었다.
저항보다 수용.
파도를 피하지 않고, 같이 흔들리는 것.
그게 바로 유영이었다.
비바람 치던 날들이 있었다.
눈앞이 안 보이고, 발 디딜 곳조차 불확실했다.
하지만 알게 됐다.
비는 언젠가 그치고,
바람은 언젠가 잦아든다.
그 모든 소란이 지나간 자리에서
나는 다시 숨을 들이쉬었다.
처음부터 다시.
파도에 부서진 게 아니었다.
파도를 통과하면서 조금씩 모양이 달라졌을 뿐이다.
그 변화가 날 약하게 만들진 않았다.
오히려 더 유연하게,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바람 따라 흔들리지만 뿌리는 놓지 않는 나무처럼.
세상 기준에 나를 맞추려 애쓰기보다,
흔들리며도 중심을 잡는 법을 배웠다.
그게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이었다.
내 안의 색은 점점 진해졌다.
고통의 검정, 좌절의 회색,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노랑,
용기의 붉은색이 겹겹이 쌓여
나만의 무늬가 되었다.
그 무늬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게 나다.
부서지지 않고, 흔들리면서도 나아가는 나.
이제는 안다.
삶의 파도는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오는 게 아니라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만들기 위해 오는 거란 걸.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유영할 것이다.
파도 위에서, 나만의 호흡으로.
조금씩 모양을 달리하면서,
더 단단하고 유연하게.
이것이,
나라는 사람의 기록이다.
끝없이 흔들리며, 계속 나아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