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시려질 무렵
마음 안쪽이 먼저 저려왔다.
생각해 보니
지금의 계절이 오기까지
수많은 이별을
아무 말 없이
가슴에만 눌러 담았다.
웃으며 흘려보냈고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했고
괜찮다고 말헀지만
나는 늘
무너지고 있었다.
겨울이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내가 꺼내지 못한 마음을
겨울이 대신 꺼내어
보여주고 있다는것을.
차가운 바람 속
숨겨진 그리움이
내 등을 쓰다듬고 지나간다.
마치
이제는 괜찮다고
이젠
꺼내어도 된다는 듯.
그래서
겨울은 늘 아프지만
매번 고맙다.
겨울이 유독 그리운 건, 지금 이 계절이 오기까지 수많은 이별을 마음속 깊이 눌러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겨울은, 우리가 꺼내지 못한 감정들을 대신해서 조용히 꺼내어 보여주는 계절이다. 그리움은 차가운 바람을 타고 와야 비로소 제 얼굴을 드러낸다.
샘터 원고의
'그리움이 이렇게나 많이 쌓여있었나 보다'
라는 문장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