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선명해지는 계절

by 회색달


손끝 시려질 무렵

마음 안쪽이 먼저 저려왔다.


생각해 보니

지금의 계절이 오기까지

수많은 이별을

아무 말 없이

가슴에만 눌러 담았다.


웃으며 흘려보냈고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했고

괜찮다고 말헀지만

나는 늘

무너지고 있었다.


겨울이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내가 꺼내지 못한 마음을

겨울이 대신 꺼내어

보여주고 있다는것을.


차가운 바람 속

숨겨진 그리움이

내 등을 쓰다듬고 지나간다.


마치

이제는 괜찮다고


이젠

꺼내어도 된다는 듯.


그래서

겨울은 늘 아프지만

매번 고맙다.




샘터25년 6월호 104p.
겨울이 유독 그리운 건, 지금 이 계절이 오기까지 수많은 이별을 마음속 깊이 눌러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겨울은, 우리가 꺼내지 못한 감정들을 대신해서 조용히 꺼내어 보여주는 계절이다. 그리움은 차가운 바람을 타고 와야 비로소 제 얼굴을 드러낸다.


샘터 원고의

'그리움이 이렇게나 많이 쌓여있었나 보다'

라는 문장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