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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달리 Apr 26. 2024

창문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기억을 되짚어 보니, 내가 그동안 독서에 미쳐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였다. 시기와 질투, 험담, 꼰대의 말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듣고 싶은 말을 골라 들을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싶어서.

 

 20년도부터 글을 썼다. 시도 쓰고 신문사에 기고도 했다. 하지만 항상 부족했고 '쓰자' 하면 글을 어찌 써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때 다시 시작한 일이 독서다. 어린아이가 말이 늘으려면 많이 들어야 한다고, 나는 그저 내 삶을 천천히 돌아보며 적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말하는지 읽기 시작했다. 


 이 시가 가장 힘들었다. 이전까지 단순히 읽기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그들의 말을 들으며 내 생각을 머릿속에 정리하기 시작하던 시기. 그럴 때마다 이 사람의 말이 맞는지 틀린 지 확인할 길이 없어 매번 마침표 없는 글이 많았다.


 시는 마음을 쓴 글이다. 어두운 면을 꺼내어 보기도 하고 그리움도 써봤다. 그러다 보니 한 줄 두 줄 넘어, 마침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보면  이과정이 내 삶의 '쉼표'였다. 무작정 달리기만 했던 내 삶에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내 삶인가 하는 질문을 많이 했다. 그 힘을 이어받아, 22년도 한 해 동안 시 100편을 썼고, 23년도에는 목표했던 수필 50편 쓰기를 넘어 82편을 썼다. 24년도 역시 수필 100편 쓰기를 목표로 했는데 오늘날짜로 98편을 썼으니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잘 쓰고 못쓰고 가 아니라, 나는 내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하고 싶어서 반복한 과정이 더 중요했다.  직장에서, 가족 간에, 친구 간에, 혹은 연인 간에 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남겨두었던 말들. 그러기 위해 많은 이들의 짧은 호흡을 따라 하며 글을 썼다.

 

 이제는 긴 호흡을 내 쉬고 들이시며 천천히 써볼까 한다. 그것만이 나의 삶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와 다시는 방황하지 않기 위한 길임을 알기에.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나에게 글쓰기란,

내 일상을 들여다보는 창문이다.


* 나달리의 문장사전*


23.12.03 짧은 호흡이 담긴 문장위주의 글쓰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중간중간 쉼표를 남기며 심호흡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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