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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그리운 날엔 시를 짓는다.

by 회색달



초여름 저녁 해가 지붕을 스쳐

아무개의 회색 빛 집 벽에 닿았다.


다시 돌아오겠다던

주인 잃은 자전거는

한 참을 그 자리에 묶여있다.


제 주인을 찾고 싶은 마음인지,

아니면 아직도 달리고 싶은 것인지


먼지 가득 묻은 안장과 손 잡이에

새들이 앉고 땅거미가 내려앉아도

넘어지는 법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다.


제 주인은 오늘도 오지 않으려나보다.


두 바퀴를 힘차게 리며 달리던

따르릉따르릉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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