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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기 Nov 28. 2024

세 가지 질문


그릇의 크기는 상대적인 결론이고,
형태는 독자적인 결심이다.
삶은 각자만의 가진 그릇의 모양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결심이 전부다.


한 달에 두 어번 출강을 나갑니다. 주제와 대상을 특정 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교육장에 들어설 때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건 느낄 수 있습니다.


하른 이틀 겪는 일도 아닌데도 늘 긴장되기는 마찬가지.


 강의를 준비하는 손은 바쁘고 눈 내리는 날씨임에도 등에는 식은땀까지 흐르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마이크의 전원을 켜고 강의장의 중앙에 서면 긴장감은 사라집니다. 지금 까지 내가 쌓아온 시간의 벽돌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초창기에는 벽돌 몇 개를 쌓아도 별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기 일쑤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한 줄, 두줄 벽돌이 쌓인 담장은 높아졌고 사이사이 땀방울로 메꾼 결과 한 결더 튼튼해졌습니다.


내가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을지는 상상 못 했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 앞에서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으며 교육의 주제에 다가가는 시간.


지금까지 각자가 살아온 환경, 직업, 시간은 모두 달랐을 겁니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잘 이끌고 가고 있을 테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실수와 후회를 하며 지금의 결과에 때로는 눈물로 얼룩진 하루가 더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강의 중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자신에게 그릇을 준다고 하면 어떤 그릇을 태하실 건가요?


누구는 깊은 원형의 꽃병을, 또 누구는 넓은 접시를 원한다 했습니다.


그럼 성공과 실패 중 어느 것을 택하고 싶은가요?

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모두 성공을 답했고 실패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윽고 저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럼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누구는 꽃병을, 누구는 접시를 택했는데 그게 틀린 선택일까요? 접시를 택하면 실패, 꽃병을 선택하면 성공인가요?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각자가 원하는 그릇이 전부 다르듯 삶 또한 그렇다고. 모양이 다를 뿐이지 그걸 성공과 실패로 구분 짓지 않는다고는. 중요한 건 안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그 결정을 하면 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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